[비욘드 무비]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명가 '워킹타이틀'이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표값을 한다. 영국 영화제작사 워킹타이틀은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타임'을 만들었다. 모두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했고, 특히 한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낳은 작품들이다. 워킹타이틀의 작품이 한국에 어필하는 이유는 같은 로맨틱 코미디여도 그 안에 가족애와 인생의 의미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러브 액츄얼리'는 어린 꼬마의 짝사랑에서부터 한 나라의 외교문제까지 모든 인생에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으로 인해 많은 것이 변화될 수 있음을 가르쳐줬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인생에서 사랑이 답이 된다고 위로했다. 또 '어바웃 타임'은 한 청년이 운명의 짝을 만나 결혼에 골인하는 과정을 다루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함을 일깨워줬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역시 아름다운 로맨스에 인생을 향한 빛나는 성찰을 담았다. 천재 과학자 스티븐 호킹과 그의 배우자 제인 와일드의 삶을 통해 영화는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의 위대함을 말한다.


　　촉망받는 물리학도 스티븐 호킹(에디 레드메인)은 신년 파티에서 매력적이고 당찬 여인 제인 와일드(펄리시티 존스)와 마주친다.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처럼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던 두 사람 앞에 모든 것을 바꿀 사건이 일어난다. 시한부 인생, 2년. 호킹은 점점 신발 끈을 묶는 게 어려워졌다. 발음은 흐릿해지고, 지팡이 없이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희망조차 사라진 순간 호킹은 모든 것을 포기하려 하지만 와일드는 그를 향한 믿음과 변함없는 마음을 보여주고 그의 곁에서 그의 삶을 일으킨다.

　"삶이 비록 힘들지라도,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습니다."

　영화는 스티븐 호킹의 말처럼 위기 속에서 희망을 길어 올린 두 남녀의 모습을 극적으로 그린다.

　이 영화는 제인 호킹의 이름으로 출간된 회고록 '무한으로의 여행: 스티븐 호킹과 함께한 인생'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천재 과학자의 일대기를 기대한다면 영화가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이 영화에선 스티븐 호킹이라는 천재 물리학자가 이룬 업적보다 그가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제인 와일드'와의 사랑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뷰티풀 마인드'처럼 천재의 비극적이면서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뷰티풀 마인드'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랑의 아름다움을 달달하게 그려낸 점은 '어바웃 타임'과 닮았다. 스티븐 호킹이란 입지전적인 인물이 주요 소재인 만큼 영화의 재미는 의심할 수 없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을 잊게 하는 몰입감 외에 마음을 벅차게 하는 감동이 큰데, 그 이유는 호킹 부부의 헌신적인 사랑 때문이다. 스티븐 호킹은 우주 태초의 신비를 밝혀내지만 사랑의 비밀엔 도달하지 못한다. 호킹과 와일드를 결속한 믿음을 어떤 수학공식으로 규명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사랑은 과학보다 위대하다.

[이선희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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