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무비] 오랜만에 ‘남자 영화’가 나왔다.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내내 끊임없이 치고 받고 피흘리는 영화다. 도심 전체를 무대로 천재 악당 에이스(신하균)로부터 형을 구하려는 익호(이정재)의 무한질주를 그린 초특급 오락 액션 ‘빅매치’이다. SBS 예능 ‘런닝맨’의 영화 버전으로, 다양한 공간 액션에 스릴러 구성을 더해 박진감 넘치게 몰아붙인다.

어느날 이종격투기 선수 익호에게 익명의 전화가 걸려온다. 아버지처럼 자신을 돌봐준 형(이성민)이 납치됐다는 것. 범인은 천재 악당 에이스. 그러나 익호는 베일에 가려진 의문의 사나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에이스는 전화로 익호를 유인한다. 형을 찾기 위해 유치장, 도박장, 상암경기장, 서울역을 전전하는 익호. 승부의 룰은 하나, 익호가 멈추면 폭탄이 터진다는 것. 익호는 형을 구할 수 있을까.

‘빅매치’의 묘미는 공간 액션이다. 유치장에 갇힌 익호가 수갑을 찬 채 스무 명의 경찰을 때려 눕히고 탈출하는 과정은 박진감이 넘친다. 경찰 차량, 쇠창살, 형광등 등 주변 소품을 이용해서 위기를 탈출하는 액션을 보는 쾌감이 크다. 상암경기장에서 에이스와의 한판은 짜릿하다. 익호는 수많은 사람이 ‘대한민국’을 외치는 중에 군중 속에서 에이스를 찾아내기 위해 상암경기장을 달린다. 서울역 시계탑에서 벌어지는 파이널 빅매치에서 익호는 세계 최고 파이터 안드레이와 맨주먹으로 싸움을 벌인다. 피와 땀이 흥건한 액션은 남성 관객들의 갈증을 날려버릴 듯하다.

또한 싸움의 구성이 게임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몰입감이 높다. 에이스는 익호를 경주마 삼아 도박을 벌인다. 익호가 싸울 때마다 사람들은 베팅을 한다. 익호가 매 라운드를 깨고 형을 구하기 위해 ‘끝판왕(에이스)’에 다가가는 구도는 게임을 좋아하는 남성 관객들의 취향에 들어맞을 듯하다.

영화는 정교한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액션영화 중 처음으로 모션캡처 기술을 사용했다. 배우들과 무술팀 모두 한여름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션캡처 슈트를 입고 센서 마크를 부착한 채 같은 장면을 몇 번씩 다시 촬영하는 열정을 불태웠다. 특히 익호와 조폭 30여 명이 싸우는 복도 장면은 생생한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1400여 컷에 달하는 CG 작업과 더불어 3D 캐릭터를 활용했다.

최호 감독은 “주인공이 미션을 끊임없이 통과해 나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액션이 벌어지는 와중에 캐릭터의 생생한 매력이 돋보인다”고 했다.

[이선희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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