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3%대 머무르자
"횟수 줄이거나 시기 늦춰야"
4분기 성장률도 예상보다 높아
"횟수 줄이거나 시기 늦춰야"
4분기 성장률도 예상보다 높아
월러 이사는 27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아직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실망스럽다"며 금리 인하에 앞서 "적어도 몇 달간 보다 나은 지표를 보고 싶다"고 전했다. 월러 이사는 "최근 데이터에 대응하려면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인하 시기를 미루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은 지속해서 강세를 보이는 데 비해 인플레이션 둔화와 관련된 진전은 느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진전이 구체화될 때까지 인하 조치를 준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서두르지 않는다(no rush)'는 표현을 네 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2% 목표 경로를 유지하려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현재의 제한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의 발언이 알려지자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0.04%포인트 올랐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6월 기준금리 인하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인하 가능성이 60.7%로 동결(36%)보다 유력하다. 앞서 연준은 지난주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릴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위원 19명 중 9명은 두 차례, 1명은 한 차례 인하를 전망했다.
블룸버그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이날 볼티모어항 교량 붕괴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6월에서 9월로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애너 웡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볼티모어항이 빨리 재개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화물비용 증가에 따라 올해 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25%포인트 더 오르고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3%대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4%, 근원 PCE가 2.6%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는 잠정치(3.2%)와 전망치(3.2%)보다 소폭 높은 3.4%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