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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금리 내리나…"ECB·美·캐나다·영국 순" 전망

윤원섭 기자

입력 : 
2024-03-22 17:57:51
수정 : 
2024-03-22 19: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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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인플레 전쟁서 승리"… 금리정책 전환 스타트
유로존 2월 물가 2%대로
라가르드총재 "6월 금리인하"
금리동결 영란銀도 피벗 시사
각국 중앙은행 눈치싸움 돌입
"전세계 금리 아래로 향해"
인하폭·속도에 최대 관심
◆ 막오른 글로벌 피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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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를 필두로 전 세계 중앙은행이 '피벗'(금융통화정책 전환)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고 있다. 팬데믹 직후 경쟁적으로 긴축 정책을 펼쳤다면 이제는 물가 안정 속 경기 부양을 위해 일제히 완화 정책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다만 금리를 내린다 해도 팬데믹 이전의 저금리 수준까지는 내려가지 않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이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라는 갑작스러운 결정을 하면서 스위스프랑 가치는 유로화 대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위스 국채 금리도 추락했다. SNB는 금리를 내리는 이유로 '인플레이션 둔화'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를 기록해 SNB가 목표로 하는 0~2%대 수준을 9개월 연속 충족했다.

당초 '6월 인하설'에 무게를 뒀던 스위스가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금리를 내리자 당장 유럽 19개국을 아우르는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경제가 부진한 ECB가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스위스가 금리를 전격 인하한 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6월 인하 계획'을 재확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6월 인하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10월 사상 최고치인 10.6%에서 올 2월 2.6%로 하락했다. 아직도 ECB의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이날 기준금리를 5.25%로 동결했지만 조만간 금리를 내리겠다는 시그널을 줬다. 통화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동결, 1명이 0.25%포인트 인하 의견을 냈다. 인상 의견이 한 명도 없는 것은 202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영국 역시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매파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호주 중앙은행도 지난 19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성명서에서 처음으로 긴축 사이클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다만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시점을 약 6개월 후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의 피벗 움직임은 인플레 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1월 2.9%까지 내려가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로이터통신은 주요 국가나 경제권에서 스위스에 이어 스웨덴과 ECB, 미국 순으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캐나다와 영국이, 마지막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노르웨이가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신흥국에서도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11%로 발표했다. 파라과이 중앙은행 역시 0.25%포인트 인하한 6%로 결정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매슈 랜든은 이번주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대해 "전 세계 정책금리 여정의 방향은 아래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행진이 이어지더라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렵고, 인하 속도도 오른 것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톰 오릭 블룸버그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중요한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폭"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믿듯이 중립금리가 상승했다면 기준금리는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안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물가 상·하방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게 만드는 이론적인 금리를 말하는데, 중립금리가 오르면 대체적으로 기준금리도 상승 압박을 받는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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