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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달러 공습 中테무, 노동착취 산물"… 美의회, 인권카드 꺼냈다

진영태 기자

입력 : 
2024-02-26 17:52:00
수정 : 
2024-02-26 20: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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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 5100만명 확보 급성장에
위구르 노동방지법 적용 추진
제조업 아닌 유통사로는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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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가 미국에서 수입 금지 철퇴를 맞을 위기에 처했다. 미국 의회에서 "테무가 판매하는 상품이 강제 노동의 산물이므로 수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테무의 미국인 가입자가 1년 새 약 4000만명이나 늘어나면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테크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블레인 루엣케마이어(공화당)를 비롯한 일부 의원이 미 국토안보부와 기타 정부 기관에 테무를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UFLPA) 위반자 명단'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지금까지는 제조 업체들이 적용 대상이었는데, 유통 업체 중 처음으로 테무에 적용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테무가 상품 공급 업체의 강제 노동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앞서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는 지난해 6월 '패스트 패션과 위구르 대량 학살: 중간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테무의 공급망이 강제 노동으로 오염될 위험이 매우 높다"며 "테무에는 UFLPA 준수를 보장하는 시스템이 없고, 강제 노동으로 만든 제품이 정기적으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보장할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중국특위는 테무뿐만 아니라 쉬인과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에도 UFLPA 준수 방안을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테무 측은 "우리는 외부 판매자를 위한 플랫폼이며, 수출입은 공급 업체가 담당하는 것으로 해당 법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테무가 제재 논란에 휩싸인 것은 너무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미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9월 미국에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1월 가입자는 1300만명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5100만명으로 급증했다. 또 지난 11일 열린 슈퍼볼에서는 30초에 700만달러에 달하는 광고를 네 차례나 송출하면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단번에 수백억 원대 광고비를 쏟아낼 만큼 중국 쇼핑몰이 미국을 공략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줬기 때문이다.

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PDD)홀딩스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지만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번스타인 분석가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액(GMV)은 160억~17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디인포메이션은 정보원을 인용해 "미국 정치권의 압박은 슈퍼볼 이후 더욱 거세졌다"며 "의원들이 정부 기관과 국토안보부 등에 테무를 UFLPA 위반 기관으로 지정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캐럴 밀러 하원의원(공화당)도 "미국에 들어오는 제품이 법을 준수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는다면, 테무는 UFLPA 명단에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무는 UFLPA 논란이 불거지자 대응 작업을 펼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지난해 6월 중국특위 보고서의 스크린샷에는 신장산 면화 등 제품 표시가 있었으나, 최근 테무 사이트에서 '신장'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미국이 중국 소매품의 과도한 침투로 무관세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세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테무, 쉬인 등 초저가 직구 쇼핑앱 수출액이 전년 대비 69% 성장한 620억달러(약 82조5500억원)를 기록했다.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이나 소수 민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나 이를 취급하는 기업의 모든 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테무가 이 리스트에 오르면 사실상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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