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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연료 사용 감소에 탄소배출권 ETF 신저가

차창희 기자

입력 : 
2024-02-25 17: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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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온난한 겨울 날씨에
관련 ETF 올들어 33% 급락
겨울철 온화한 날씨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 감소에 탄소배출권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주가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32.88%, 33.73% 급락했다. 거듭된 주가 하락으로 두 상품은 52주 신저가도 연속 경신하고 있다. 대표적 글로벌 탄소배출권 가격 지수인 'IHS 글로벌 탄소 인덱스'는 2022년 기록한 고점에서 올해 초까지 15% 하락했다.

반면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의 수익률은 신고가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 ETF는 올해 들어 주가가 46.57% 급등했다.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의 원인으론 우선 온화한 날씨가 거론된다. 원래 겨울철엔 난방 수요가 늘어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올해 역대급으로 온화한 겨울철 기온을 보이면서 천연가스 재고가 급증했고,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작년 말 기준 유럽 천연가스 재고는 약 985테라와트시(TWh)로 직전 5개년 평균 대비 19% 증가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기업 경영, 정책 환경에서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기조가 중요해지면서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탄소배출권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산업 생산이 늘면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져 탄소배출권 수요가 증가한다. 문제는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유럽의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산업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합의 무산이 탄소배출권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최근의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은 일시적이란 전망이 많다. 탄소중립 시대가 찾아오면서 기업들이 탄소 배출에 대한 소위 '이용권' 지불이 늘어나고, 이는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 추세로 전환될 것이란 지적이다.

현재 유럽의 탄소배출량 벌금액은 1t 기준 100유로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ESG 기조 강화에 따라 증액이 불가피하다. '탄소국경세' 도입의 신호탄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시작되는 2026년부터는 산업 부문 무상 할당이 단계적으로 폐지돼 탄소배출권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도(EU-ETS)엔 탄소배출량이 많은 해운산업이 신규로 편입되기도 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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