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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은의 고민 … 美 '금리감속' 따라갈까

류영욱 기자

이희조 기자

입력 : 
2023-02-02 17:37:55
수정 : 
2023-02-02 20: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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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긴축종료 여부에 주목
秋 "고물가 여전해 긴장 유지"
한은 "2월에도 5%대 물가"
경제학회서도 금리방향 이견
◆ 공공요금發 인플레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며 금리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한국은행이 1년 반 동안 진행해온 긴축을 종료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전망 속에 물가가 재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감소했다면서도 수출 부진과 고물가는 여전한 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올해 들어 정부의 시장 안정 노력과 주요국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변동성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수출 부진 지속 등 실물 부문의 어려움이 확대되는 가운데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은도 이날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국내외 금융·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연준은 지난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고강도 긴축을 이어왔는데 최근 미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인상폭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한은 역시 23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해 긴축을 사실상 마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0.4%)을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것도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위원은 2명뿐이기도 했다.

다만 아직 높은 수준인 소비자물가 영향으로 긴축 종료 시점이 더욱 미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날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보다 5.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물가는 이달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도 경계할 부분이다. 미 기준금리가 4.5~4.75%로 높아지며 한국(3.5%)과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커졌다. 2000년 10월 1.5%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금리 결정의 근거가 되는 경제지표와 상황이 복잡하게 얽히며 금통위 판단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학계에서도 의견이 팽팽히 나뉘고 있다. 이날 열린 2023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전망과 한국 금리 및 환율정책 과제'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물가 안정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통화정책 수립 시 경기 경착륙을 막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가 예상보다 급락하지 않을 것이기에 물가에 금리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영욱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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