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월 제조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모두 기준선(50)을 웃돌면서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이후 발생했던 대규모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데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와 맞물리며 내수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제조업 PMI가 50.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49.8)를 웃돌면서 가까스로 기준선인 50을 넘어선 것이다.

제조업 PMI는 전국 제조업체 구매 담당자를 상대로 신규 주문·생산·출하·재고·고용 등 5개 분류지표를 설문조사해 집계하는 것으로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을, 그보다 아래면 경기 위축 국면을 의미한다.

중국의 월간 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 경기 위축 국면으로 전환된 이후 코로나19 방역정책 혼란이 지속되면서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47.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월 들어 다시 50을 넘어서면서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제조업 PMI의 5개 하위 분류지표 중 하나인 신규주문지수는 50.9로 전월보다 7포인트 급증했다. 또 생산지수 역시 49.8로 전월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위드 코로나 이후 중국 소비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경기 회복을 더 빨리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PMI는 52.3으로 지난달보다 4포인트 오르면서 확장 국면에 접어든 반면, 중형 기업과 소형 기업 PMI는 각각 48.6, 47.2에 그쳐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서비스업·건설업 등의 경기를 가늠하는 비제조업 PMI도 54.4로 집계돼 4개월 만에 경기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와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19 대규모 정점 통과 등의 영향으로 전월(41.6)과 비교하면 12.8포인트나 급등했다.

춘제 연휴 기간이 중국 내수시장 회복의 변곡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위드 코로나 이후 처음 맞이한 이번 춘제 연휴 기간에 관광과 영화 관람 등 소비지표에서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춘제 연휴 기간 자국 내 여행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늘어난 연인원 3억800만명을 기록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춘제 연휴 대비 88.6%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휴 기간 국내 관광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했고, 영화 흥행 수입도 전년 동기보다 12% 늘어나면서 춘제 박스오피스 역대 2위를 차지했다.

펑린 둥팡진청 애널리스트는 "춘제 기간 다수의 데이터를 보면 현재의 소비 회복 추세가 이전 예상치를 초과한다"며 "이 같은 속도라면 1분기 민간소비가 좋은 성적표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혔던 코로나19 재확산 기류도 아직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번 춘제 연휴에 코로나19 감염 추세가 전국적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지만, 연휴 기간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통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종합 PMI는 52.9로 전월(42.6) 대비 10.3포인트 높아졌다.

자오칭허 국가통계국 선임통계사는 "1월 제조업·비제조업 PMI가 전월 대비 크게 개선되면서 중국 경제가 분명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장 수요 부족은 기업 생산 및 운영이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경제 회복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