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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르는 한전채 발행금리…자금시장 '불안불안'

강봉진 기자

입력 : 
2023-01-03 17:28:49
수정 : 
2023-01-03 19: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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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자회사·주택금융公 등
연초부터 공사채 발행 잇달아
한전채 금리 4%초반 찍고 올라
은행·회사채도 수요예측 봇물
자금시장 공급부담 우려 커져
CP·CD 등 단기금리는 안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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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금시장 경색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한국전력 채권(한전채)의 발행 증가 가능성이 커지면서 작년 11월 초 이후 하락했던 발행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연초에 한전채를 포함한 신용등급 AAA급 공사채 그리고 AA급 이상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자금 주체가 앞다퉈 경기침체를 우려해 연초부터 경쟁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지난해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 현상의 주요 원인이었던 공급 부담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사채 외에도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대거 예정돼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전채 입찰 마감 결과 2년 만기는 발행금리 4.4%에 2000억원이, 3년 만기는 4.5%에 3200억원이 낙찰됐다. 응찰 금액은 각 만기에 3000억원, 3800억원이다. 지난해 초 2%대였던 한전채 2년 만기 발행금리는 지난해 11월 초 5.99%까지 치솟았다.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방위적 자금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지난달 22일 4.15%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28일 2년 만기 발행금리는 4.25%로 오른 데 이어 이날 발행 물량의 금리는 더 높아졌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한전채 발행 한도를 6배까지 늘리겠다는 법안이 통과한 가운데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측했던 것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한전이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다시 채권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염려가 커지면서 금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금시장이 안정세를 보이자 한전과 한전의 발전 자회사 등은 연초부터 발행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전채 5200억원을 포함해 4일 한국주택금융공사(신용등급 AAA) 2000억원, 5일 한전(AAA) 5000억원, 한국남부발전(AAA) 1400억원,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 MBS(주택저당증권·AAA) 3000억원, 10일 한국서부발전(AAA) 1000억원, 18일 한국주택금융공사 MBS(AAA) 3000억원 등의 발행이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이달 셋째주와 넷째주에 각각 2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규모만 2조4600억원이다. 중소벤처진흥공단(AAA), 한국장학재단(정부 보증) 등도 다음달부터 채권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중소벤처진흥공단과 한국장학재단은 올해 각각 1조5000억원, 4조300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투자금융 관계자는 "오늘 한전채 응찰 금액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3000억원대에 불과하고 발행금리가 올랐다는 점은 강세 현상이 주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통상 공사채는 연초에 발행이 많지 않은 편인데 자금시장 안정화 추세에 발행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구두 개입을 통해 발행을 자제하도록 한 은행채 발행도 지난해 말부터 재개되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2000억~50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한 데 이어 KB금융, 신한지주 등이 이달 수천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주에만 4일 KT(AAA) 1500억원(최대 3000억원), 이마트(AA) 2000억원(최대 4000억원), 5일 포스코(AA+) 3500억원(최대 7000억원), 연합자산관리(AA) 700억원(최대 1000억원), 6일 LG유플러스(AA) 2000억원(최대 4000억원) 등 여러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주만 최대 1조9000억원이 발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단기자금시장의 대표금리인 기업어음(CP) 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모두 하락 추세인 점은 다행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P 금리(A1급 91일물 기준)는 전날에 비해 3bp(1bp=0.01%포인트) 내린 5.15%를 기록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연속 하락하며 금리가 5% 초반대로 떨어진 셈이다. CD 금리(AAA급 시중은행 발행 91일물 기준)는 전날에 비해 2bp 내린 3.96%에 마감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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