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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이언돔 뚫리고 모사드는 놓치고 … 이스라엘 '안보 대참패'

강계만 기자

김상준 기자

입력 : 
2023-10-08 17:34:32
수정 : 
2023-10-08 2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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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판 9·11 테러' 충격
하마스 2500발 파상 로켓공격
수십억달러 방공망 무용지물
정보기관도 사전파악에 실패
육해공으로 침투한 무장대원
민간인 향해서도 무차별 총격
바이든,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간다"
◆ 중동 화약고 폭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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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겨냥한 로켓 … 요격에 안간힘 썼지만 7일(현지시간) 새벽 6시 30분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남부 도시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왼쪽).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 상공에서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Iron Dome)'이 작동해 하마스 미사일 일부가 요격되고 있다(오른쪽). EPA연합뉴스(왼쪽)·로이터연합뉴스(오른쪽)
유대인 명절 초막절(수코트) 휴일이던 7일 새벽(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대대적인 이스라엘 기습 공격은 미국의 9·11 테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진주만 공격과 같이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스라엘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도입한 미국의 최첨단 저고도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은 이날 한꺼번에 쏟아진 하마스 로켓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첩보망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국내)와 모사드(해외)는 하마스의 치밀한 공격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이스라엘 안보망과 정보망이 모두 뚫려버린 참혹한 패배였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은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 발발 50주년 하루 후에 전개됐다.

전쟁 수준까지 치달은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은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 특히 작년 말 재집권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극우세력과 연대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고 팔레스타인 차별 조치를 시행하면서 하마스와의 물리적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수면 아래에서 끓어오르던 갈등이 이번에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최대한 충격을 주기 위해 보안이 느슨한 유대교 기념일을 틈타 새벽에 '알아크사 홍수(Al Aqsa Flood)' 작전을 개시했다. 짧은 시간에 로켓을 동시에 발사해서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무장대원 300명을 지상 국경을 넘어 침투시켰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은 하마스 로켓을 제대로 요격하지 못하면서 피해가 불어났다. 하마스는 각종 로켓 부품을 해상을 통해 밀수하고 가자지구에서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면서도 하마스의 막대한 로켓 보유 현황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하마스 무기 재고량이나 공격 계획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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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 하마스가 숨어 있는 모든 곳,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전쟁을 선언하고 물리력을 총동원해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고 현재 충돌 상황을 점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간다"면서 "군사력에는 군사력으로, 정보에는 정보로, 외교에는 외교로 미국은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확보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전화 통화를 하고 외교적인 해법 마련에 나섰다. 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충돌에 대해 "군대와 군대 사이 '전쟁'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란 배후설'과 관련해서는 "분명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7일 오전에 촉발되자 유엔과 주변국들은 확전 자제를 요청하며 진화에 나섰다. 유엔은 8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해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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