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소비가 동반 추락하며 작년 4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2년 반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부진으로 성장엔진이 차갑게 식으면서 올해 1%대 성장마저 위태로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가파른 경기 위축에 한국은행이 7번에 걸쳐 단행한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긴축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6일 한은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역성장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2분기(-3.0%) 이후 10개 분기 만이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국 중국의 침체가 겹치며 수출(-5.8%)이 급감한 것이 직격탄을 날렸다.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부동산시장 침체와 이태원 참사까지 덮치며 버팀목이던 민간소비(-0.4%)도 감소했다.

당장 올해 1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는 기저 효과와 중국 경제 재개(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와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