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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토종PEF, 17조 실탄장전 기업 사업재편 해결사로

강두순 기자

조윤희 기자

입력 : 
2023-01-26 17:37:11
수정 : 
2023-01-26 22: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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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넘는 초대형펀드 7개 달해
"中비중 크게 줄인 美 연기금
오일펀드도 투자 늘릴 채비"
국내 사모투자펀드(PEF)가 올해 결성하는 블라인드 펀드 규모가 역대 최대인 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집하는 것으로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 큰 장이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매일경제 조사에 따르면 IMM PE,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유니슨캐피탈코리아 등 국내 주요 PEF가 모집 예정인 펀드 규모가 15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중견 PEF가 추진 중인 수천억 원대 블라인드 펀드까지 합하면 총 1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1조원이 넘는 초대형 블라인드 펀드가 7개나 등장할 예정이다. 한국형 PEF가 도입된 2004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에는 1조원이 넘는 블라인드 펀드 결성이 전무했다.

눈에 띄는 것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가운데 유럽 북미 중동 등 글로벌 자금이 국내 PEF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한 PEF 대표는 "중국 비중을 절반 이상 줄인 미국 주정부 연기금과 대학 기금, 유가 상승에 큰 돈을 비축한 오일펀드 등에서 한국 투자 비중을 늘리려는 분위기"라며 "선제적으로 실탄을 확보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자 기회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규 블라인드 펀드에 소진되지 않은 기존 자금과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공동 투자금 등을 합치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을 겨냥한 대기 자금만 30조~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말 연초 진행된 메디트 오스템임플란트와 같은 대형 M&A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대기업 계열사나 사업부 매각, 세대 교체를 앞둔 중소·중견기업의 사업재편, 부실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의 구조재편이 곳곳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언제든지 수십조 원대 아시아 펀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블랙스톤, KKR, 칼라일그룹, TPG, 베인캐피털 등 글로벌 PEF 운용사도 국내 시장에서 M&A 기회를 엿보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두순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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