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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긴축 페달'서 발 먼저 뗀 캐나다 … 파월의 머릿속 복잡해졌다

권한울 기자

최현재 기자

입력 : 
2023-01-26 17:30:56
수정 : 
2023-01-26 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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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다 더 빨리 더 크게 올린 加
'금리인상중단' 신호탄 먼저 쏴
글로벌 통화정책 변곡점 예고
내주 금리결정 파월 행보 관심
선물시장에선 5월 동결 무게
긴축완화 기대감에 달러 약세
◆ '중앙銀 피벗' 가시화 ◆
사진설명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더 빨리, 더 공격적으로 올린 캐나다가 피벗(Pivot·정책 전환)도 가장 빨랐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 인상 중단 신호탄을 쏘며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곡점을 예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 시점에 관한 발언이 나올지에 쏠려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25일(현지시간) 정례 금리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이어 BOC는 이날 "가계 지출이 둔화되고 있다"며 "누적된 금리 인상의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날 "BOC가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이끌었던 만큼, 이번 금리 동결 발언이 다른 나라 통화정책 전환에 청사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BOC가 "경제 상황이 전망치에 부합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고 금리 중단을 시사한 데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6월 8.1%를 기록하며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이후 물가가 다소 진정되며 6%대로 내려왔다. 이에 BOC는 금리 인상폭을 지난해 7월 1%포인트에서 9월 0.75%포인트, 10월과 12월 각각 0.5%포인트, 이번에 0.25%포인트로 축소하며 조절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주요 원인이다. BOC는 성명에서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경제 활동, 특히 가계 지출이 둔화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앞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BOC는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10개월 동안 8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며 지난해 3월 초 0.25%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이달 4.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3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20여 일 앞서 금리 인상 레이스를 시작한 BOC는 지난해 7월에는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며 같은 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던 연준을 추월했다. 이번 BOC의 금리 인상 중단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날 BOC의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캐나다의 선례를 따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연준이 다음달 1일 FOMC 회의 후 발표할 성명서에서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언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 "연준 관계자들은 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금리 인상 중단 시점을 살피면서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연준보다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7% 하락한 101.64를 기록했다. 7개월 만에 최저치로 킹달러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이코노미스트와 프란체스코 페솔 외환 전략가는 이날 투자노트에서 "연준이 다음주 BOC를 뒤따를 가능성이 더 커져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선물시장도 연준이 이르면 5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5월 미국의 기준금리가 4.75~5%에 도달할 가능성을 60.5%로 점쳤다. 아울러 연준이 2월과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확률은 각각 98.3%, 81.3%로 집계됐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상단 기준 4.5%인 점을 감안할 때 2월과 3월 0.25%포인트를 인상한 뒤 5월엔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다는 의미다.

연준 긴축 완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점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은 3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컨센서스인 65%보다 낮은 수준이다.

[권한울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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