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국제

"거세지는 자국 우선주의 대체불가능 기업 키워야"

김동은 기자

입력 : 
2023-01-16 17:42:48
수정 : 
2023-01-16 22:55:30

글자크기 설정

다보스포럼 찾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화학·첨단소재 산업협의체
韓기업인 최초로 의장 맡아
"국가간 경쟁 심화된 격변기
기술·공정혁신으로 돌파구"
◆ 다보스포럼 ◆
사진설명
"2021년부터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 계속 참석했는데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은 매우 특별합니다. 최근 진행 중인 자국 중심주의와 심각한 현실로 다가온 기후위기 등을 정치·산업·경제계 글로벌 리더들과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국제 감각이 가장 뛰어난 사람을 꼽는다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다섯 손가락 안에는 충분히 들어갈 것이다. 신 부회장은 한국 전문경영인으로서는 드물게 다보스포럼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다보스포럼 내의 '화학·첨단소재 산업 협의체'에서 의장직을 맡았다. 한국 기업인 가운데 처음이다.

2023년도 다보스포럼 개막을 눈앞에 둔 지난 11일 신 부회장을 만났다. 신 부회장은 비싼 참가비를 내면서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목적이 크게 두 가지라고 했다. 첫 번째는 글로벌 기업 대표들로 이뤄진 각종 분과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다. 신 부회장은 "예를 들어 의장직을 맡은 화학·첨단소재 산업 협의체는 30여 개 글로벌 최고 기업이 모인 자리"라며 "이들과 탄소 포집 기술을 공유하는 방안 등을 의제로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톱 매니지먼트 미팅이라 불리는 CEO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다보스는 좁은 면적에 글로벌 CEO 수백 명이 모여 있다 보니 관계 있는 기업들끼리 자연스레 만나게 된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미국의 시약·장비 기업인 서모피셔사이언티픽 등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다보스포럼을 포괄하는 큰 주제는 '파편화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다.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보듯 협력보다는 자국 이익을 앞세우기 시작한 강대국들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 부회장은 "협력에 기반하던 국가 간 생태계가 경쟁 관계로 뒤바뀌고 있다"며 "이에 더해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침체 우려가 합쳐지면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시대적 전환기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균형을 되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년이 될 수도, 혹은 수십 년이 될 수도 있다"며 "기업은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변화된 환경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잘 준비된 기업에는 이 같은 대격변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망 다변화, 파트너십을 통해 민첩하게 대응한다면 한국 기업들에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한국 기업들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제품 기술 개발과 공정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엄청난 협상력이 될 것"이라며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해도 대체 불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또 다른 핵심 이슈는 '기후변화와 탄소 저감'이다. 신 부회장은 "저탄소 사회로 전환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물결"이라며 "소비자들이 이미 저탄소·친환경 제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고객의 저탄소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한다면 블루오션과도 같은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은 기자·사진/이승환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