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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분열로 세계GDP 7% 증발 위기"… 新국제공조 길 찾는다

김대영 기자

윤원섭 기자

김동은 기자

입력 : 
2023-01-16 17:38:52
수정 : 
2023-01-16 22: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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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포럼 개막…글로벌 정·재계 리더 2700여명 한자리에
52개국 정상급 리더 참석
복합위기 돌파할 해법 모색
수석이코노미스트 3명중 2명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 올것"
◆ 다보스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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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경제 3분의 1이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위기 극복의 해법을 모색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달아오르고 있다. 경제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는 각국 지도자와 정·재계 고위 관리자, 기업인들이 스위스에 속속 집결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다보스포럼 공식 집계에 따르면 100여 개국에서 총 2658명이 행사 참석 등록을 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행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기업인들이 다보스에서 '복합위기(Polycrisis)'에 대해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 막대한 손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인수·합병(M&A)을 진행했던 대형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M&A 거래 당시 높은 가격으로 사들인 영업권이 경제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대규모 감가상각을 당할 처지에 몰린 탓이다. 작년 M&A 활동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2조2000억달러였던 거래가 지난해 하반기에는 1조4000억달러 성사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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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 개막일인 1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호텔 앞을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 호텔 외벽에 '엑스포 참가하러 왔소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걸개그림이 걸렸다. <특별취재팀>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고물가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이 기업의 현금 흐름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다보스포럼에 앞서 주최 측은 연례 위험 보고서를 통해 "생활비 상승과 경기 침체가 불평등과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데 계속해서 실패한다"며 "리스크가 서로 영향을 미쳐 관련 리스크의 집합체인 '복합위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달 초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 3분의 1이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WEF가 16일에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간 공공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 50명 중 3분의 2가 올해 세계 경제 침체를 예상했다. 이 중 18%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을 "매우 높다(extremely likely)"고 봤다. 지난해 9월 설문조사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응답자가 2배 이상 많았다. 사디아 자히디 WEF 운영감독은 성명에서 "현재의 고물가, 저성장, 고부채 환경 때문에 투자 동력이 줄어든다"고 우려하며 투자가 늘어야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고 취약계층의 생활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고물가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다른 답변이 나왔다. 중국 물가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에 그쳤으나, 유럽이 고물가에 시달릴 것이라는 답변은 57%에 달했다. 긴축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절반 이상이 유럽과 미국에서 추가 긴축정책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 10명 중 9명은 올해 수요 감소와 높은 차입 비용으로 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것이며, 이에 따라 다국적기업의 직원 감원 등 비용 절감 노력이 예상된다고 봤다. 물가 상승도 정점은 지났다는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의 68%가 연말까지는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최신 전망을 발표할 예정인 IMF는 15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의 분열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7% 정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기술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이뤄지면 일부 국가는 손실 규모가 8~12%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십 년에 걸쳐 경제적 통합이 이뤄졌으나 이제는 지리경제학적인 '분절화(Fragmentation)'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때마침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협력의 가치' 복원을 통한 침체 극복이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 5개 소주제로 나눠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먼저 △기후 및 자연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통한 에너지·식량 문제 해결 △투자·무역·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통한 고물가·저성장·부채 문제 해결 △민간 혁신·회복력 제고, 첨단 기술을 통한 산업 분야의 돌파구 마련 등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8일 특별연설에 나선다. 그는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할 전망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미국과 중국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존 케리 기후특사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 취재팀=다보스/김대영 부국장·윤원섭 뉴욕특파원·김동은 차장·유준호 기자·김영호 MBN기자·서울 김덕식·백상경·박윤균·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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