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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리 또 올린 한은 인상 중단도 시사

임성현 기자

입력 : 
2023-01-13 17:39:51
수정 : 
2023-01-13 22: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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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7연속 인상, 3.5%로
이창용총재 동결 가능성 언급
"국내 독자 결정할 여건 마련"
◆ 한은 베이비스텝 ◆
사진설명
"올 상반기 어려운 시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총재는 2주 뒤 발표될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수출 부진, 국제 경제 둔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3.5%로 올렸다. 사상 첫 7연속 인상이다.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5%대를 웃도는 물가를 잡기 위한 선택이다.

다만 한은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물가가 일단 하락세로 전환된 만큼 향후 저성장 쇼크를 막기 위한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13일 한국은행은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3.25%인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릴레이 인상'에 따라 기준금리는 2021년 8월 이후 1년 5개월 동안 무려 3%포인트나 올랐다. 2008년 11월(4.0%)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올해 1%대 저성장 충격이 예상되지만 한은은 이번 인상으로 우선 물가부터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치솟던 물가는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값 하락 등으로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목표치(2%)를 훌쩍 웃돌며 5%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상으로 한미 금리 차가 1%포인트로 좁혀졌지만 조만간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적어도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25%포인트 차이는 2000년 10월(1.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한미 금리 차가 원화값 하락을 부추겨 또다시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작년 4분기에는 중국 코로나 상황 등으로 '음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수정 전망을 내놓은 지 불과 두 달 만에 전망치를 끌어내릴 수밖에 없을 만큼 경기 하강 속도가 가파르다는 뜻이다. 게다가 정부가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해 온갖 규제 완화책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기도 힘든 측면이 있다. 이날 채권시장에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한은의 금리 인상 중단에 베팅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한은의 최종 금리를 두고선 금융통화위원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3명은 최종 금리를 3.50%로 보고, 3명은 최종 금리가 3.75%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2명의 금통위원은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을 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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