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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1월 효과'… 대형주가 소형주보다 더 뛴다

김제관 기자

입력 : 
2023-01-13 17:32:10
수정 : 
2023-01-13 19: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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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덕에 '토끼 랠리'
올들어 코스피 6.7% 오르며
코스닥지수 상승률 앞질러
반도체 업황 상반기 바닥 전망
삼성전자 등 지수 상승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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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덕에 연초부터 코스피가 '토끼 랠리'를 보이면서 예상치 못한 1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는 이날까지 6.7%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4.8%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 등으로 1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6~2022년 1월 코스피 상승폭은 0.4%에 그쳤다.

1월 초 상승폭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인 데다 특히 대형주 중심인 코스피가 코스닥에 비해 크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통상 1월 효과는 코스피 대형주가 아니라 코스닥 중소형주 위주로 나타나는 사례가 많았다. 연말 개인투자자들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려고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매물을 쏟아낸 뒤 이듬해 1월 순매수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고 매수세는 보통 코스닥 중소형주에 몰렸기 때문이다.

규모별 지수 흐름을 분석하면 이달 코스피 대형주 지수 상승률이 7.7%로 가장 높았다.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5.23%, 5.63% 올랐다. 코스닥 대형주가 4.03% 상승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7.27%, 7.32%로 높은 편이었으나 코스피 대형주 상승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월 기준 13차례 올랐으며 평균 수익률은 0.9%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 1월 코스피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달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증시가 오른 것은 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 강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를 기록하며 전문가 예상치(6.5%)에 부합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물가와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국경을 개방한 조치도 코스피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의 수혜를 바라는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1400원대를 넘나들던 환율이 1240원대로 하락한 것도 외국인 순매수세를 이끌었다. 이날 환율은 미국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전날 종가 대비 4.5원 내린 달러당 124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지난 8일부터 입국객에 대한 격리 의무조치를 폐지하고 홍콩 국경 검문소를 개방하는 등 본격적인 리오프닝(경기 재개)을 시작했다"며 "중국이 한국의 방역 강화 관련 보복성 조치로 한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이 있었지만 달러화 약세 등으로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증시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 기술주 업황이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외국인 수급을 끌어들였다. 실제로 코스피 대형주 중에서는 반도체·인터넷 등 지난해 글로벌 긴축 움직임에 따라 부진했던 종목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달 삼성증권과 SK하이닉스는 각각 9.55%, 13.21% 급등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도 각각 8.64%, 16.7%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미 CPI 우려가 해소된 만큼 한동안 1월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임금 상승세가 둔화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해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연초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들어선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상장사 실적이 대부분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지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 CPI 하락과 환율 급락 등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선반영 인식이 있는 재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 상단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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