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이 세계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인당 명품 구입액 기준으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크게 앞질렀다고 경제 전문 매체 CNBC가 12일 보도했다. CNBC는 모건스탠리 분석을 인용해 한국인이 사회적 지위와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명품을 구입한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한국인의 2022년 명품 구입액은 전년보다 24% 급증한 총 168억달러(약 20조9000억원)에 달했다. 1인당 환산 금액은 325달러(약 40만원)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국인과 중국인의 1인당 명품 구매 금액은 각각 280달러와 50달러다.

명품 패딩 업체인 몽클레르는 지난해 2분기 한국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해 한국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까르띠에의 소유주인 리치몬트그룹은 지난해 한국 시장이 1~2년 전보다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한 대표 지역이라고 밝혔다. 프라다는 중국 봉쇄로 인해 2022년 글로벌 판매가 7% 감소했지만, 한국에서 강력한 실적을 거둬 손실분을 크게 만회했다고 CNBC가 전했다.

부의 과시가 다른 나라보다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분위기가 한국 명품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꼽힌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CNBC에 "외적 아름다움과 경제적인 성공이 다른 나라보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매킨지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22%만이 명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에 대한 거부감이 일본의 45%, 중국의 38%보다 훨씬 낮았다.

구매력 증가도 명품 수요를 부채질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국 가계 순자산은 11% 증가했다. 한국 가계 자산의 약 76%가 부동산에 있는데 2020년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명품업체들이 한국의 주요 톱 연예인을 자사 브랜드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데도 주목했다. 배우 이민호는 펜디, 가수 지드래곤은 샤넬, 걸그룹 블랙핑크의 지수는 디올과 같이 한국의 스타들은 명품 브랜드의 대표적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