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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디폴트 공포에…美 회사채 발행 급증

김상준 기자

입력 : 
2023-05-22 17:41:30
수정 : 
2023-05-23 14: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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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경제 불확실성 더 커져
이달 발행 전년비 2배
이달 들어 미국 유력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렸다. 미국 행정부와 야당인 공화당 사이 부채 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고 판단하고 채권 금리가 안정적인 지금 회사채 발행을 대폭 늘리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신용등급이 높은 미국 기업들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1120억달러(약 148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발행 규모는 지난달 대비 3배 이상이고, 지난해 5월(460억달러, 약 61조원)의 2배 이상이다. 초저금리로 미국 기업들이 1960억달러(약 258조원)의 자금을 채권 시장에서 조달한 2020년을 제외하면 5월 기준으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7년 만에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 공화당의 부채 한도 협상이 출구를 찾지 못하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FT는 한 은행의 채권 딜러를 인용해 "미 정부 파산으로 촉발될 수 있는 불확실성 확대에 앞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활황인 시장 환경에서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가을 6% 이상에서 올해 3월 최고 5.71%로 내렸고, 현재 5.5%를 하회하고 있다. 이달 미 국채와의 신용스프레드 역시 대체로 안정적이다.

경기 침체 가능성 역시 미국 기업들의 채권 발행을 종용하고 있다. 경기가 악화하고 시중에 돈줄이 마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웰스파고의 모린 오코너 고신용 신디케이트 부문 책임자는 "경기 침체의 역풍으로 꼽히는 불확실성이 올해는 기업들을 더 빠르게 압박했다"며 "부채 한도 협상 난항이 여기에 불을 붙여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늘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22일 부채 한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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