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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아프리카서 한국쌀 재배 …'K라이스벨트' 사업 싹 튼다

이희조 기자

입력 : 
2023-05-15 17:23:53
수정 : 
2023-05-15 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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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7개국과 MOU
세네갈·감비아·기니 등에
7월부터 벼 종자 공급
4년 내로 年1만톤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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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월부터 아프리카 7개국에 한국의 쌀 재배 경험을 공유하고 벼 품종을 공급하는 한국형 라이스벨트(K라이스벨트)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2027년이면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아프리카 땅에서 한국 쌀을 수확할 수 있게 된다. K라이스벨트는 무상개발원조(ODA)사업의 일종으로, 윤석열 정부 농업 분야 주요 과제 중 하나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서아프리카의 세네갈·감비아·기니·가나, 중앙아프리카의 카메룬, 동아프리카의 우간다·케냐 등 7개국과 K라이스벨트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7개국은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지만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아 소비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MOU가 체결되면 한국은 이 국가들에 쌀 재배 기술을 본격적으로 전수하고 벼 종자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7개국의 K라이스벨트 사업 참여 의사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올해 7개국 총 300㏊ 규모 터에 다수확 벼를 심고 쌀 2040t을 생산할 계획이다. 다수확 벼는 쌀이 많이 나오는 품종으로, 국내에서는 통일벼와 이스리-6, 이스리-7 등이 대표적이다. 이스리-6·7 품종을 심으면 ㏊당 쌀을 연 5~6t 생산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쌀 생산량이 ㏊당 1.5~3t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품종의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실제 기니에서 지난해 시험해본 결과 한국 품종인 통일벼의 쌀 생산량이 현지 품종보다 월등히 많았다. 현지 품종의 ㏊당 생산량은 0.8~1.5t에 그친 반면 통일벼 생산량은 2.7t에 달했다.

2027년에는 총 986㏊의 터에서 1만1140t의 쌀을 생산·보급하는 것이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의 목표다. 작황에 큰 문제가 없다면 4년 뒤에는 여의도 면적(290㏊)의 3.4배에 달하는 사업 대상국 땅에서 한국 쌀이 나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2027년 이후부터는 다수확 벼의 연간 생산량이 1만t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 해 3000만명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벼 종자 생산에 적합한 사업 대상국 땅을 확보하고 필요할 경우 용·배수로나 경작로 등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농촌진흥청의 벼 전문가를 보내 현지에서 전문가를 양성한다. 종자 보급만으로는 쌀 생산 성과를 제대로 도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농약과 비료, 농기계, 종자 등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든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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