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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월부] '테슬라發 가격인하' 폭탄맞은 루시드 … 순손실 9배 급증

강인선 기자

입력 : 
2023-05-09 17: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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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값 하락에 수익성 뚝
1분기 7.8억달러 순손실
리비안은 '매도' 의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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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가 후발 전기차 기업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현실화하면 대규모 투자 유치와 대출로 버티던 이들 기업이 존립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8일(현지시간) 루시드는 지난 1분기 주당 0.43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억4943만달러로 집계됐다. 순이익과 매출액 모두 월가 예상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시장에서는 루시드의 1분기 주당 순손실을 0.39달러, 매출액을 2억400만달러로 예상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크게 늘었지만 손실액은 커졌다. 지난해 1분기 루시드는 매출액 5767만5000달러, 주당 순손실 0.36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전체 순손실은 7억7950만달러로 전년 동기(8130만달러) 대비 약 9배 늘어났다.

루시드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0.26% 하락한 7.71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9% 이상 하락해 7달러로 주가가 급락했다. 루시드의 실망스러운 실적은 올해 들어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가격을 수차례 인하하면서 경쟁 기업들은 모두 가격을 함께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를 통해 테슬라와 대형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루시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분기에 전기차 총 1406대를 인도해 대당 10만6000달러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4분기 평균 매출액인 13만3000달러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이자 월가 전망치였던 14만5000달러를 하회하는 성적이다. 차량 가격이 떨어지면서 판매 대수당 매출액도 감소한 것이다.

향후 실적에 대한 회사 전망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경영진은 올해 회사가 차량 1만~1만4000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올해는 전망치를 '1만대 이상'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밝힌 것이다. 지난 2월 월가는 루시드가 올해 차량 2만~2만2000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약 차량 대수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루시드의 차량 예약 대수는 2만8000대였는데 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만4000대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실적 둔화와 함께 회사 재무구조도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불거졌다. 루시드가 보유한 현금은 지난 1분기 기준 34억달러에 불과한데 같은 기간 투자 등에 사용한 현금은 10억달러가량이기 때문이다. 월가는 루시드가 올해 30억달러, 내년 21억달러의 비용을 지출할 것이며 2025년까지는 잉여현금흐름이 발생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는 또 다른 전기차 업체 리비안에 대한 기대치도 낮추라고 조언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리비안이 지난 1분기 매출 6억6500만달러를 올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년 전 9500만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성장했으나 지난해 4분기(6억6300만달러)와 비교하면 성장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리비안 주가는 최근 1년간 40%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의 독립 주식 연구기관 배틀로드는 지난달 24일 '기업 내부적인 문제와 (전기차) 섹터 전반의 부침'을 언급하면서 리비안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시장 수익률 대비 좋지 않은 결과를 낼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리비안은 현금 12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올해 이 중 절반을 소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테슬라의 가격 하향이 이익률과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배틀로드는 "리비안이 2022년 생산량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고 제품 리콜을 여러 번 단행했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금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며 투자의견을 낮춘 근거를 밝혔다. 리비안은 일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IRA 세금 혜택 최대치인 대당 7500달러가 아닌 3750달러까지만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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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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