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이 LG에너지솔루션과 30조원을 웃도는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은 가운데, 이번 계약을 포함한 포스코퓨처엠의 수주액은 90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국내에 하나뿐인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이 공격적인 수주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포스코퓨처엠이 밝힌 LG에너지솔루션과의 양극재 공급계약 규모는 30조2595억원이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이 계약은 연 공급 규모만 4조3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매출은 3조3019억원으로, 이번 계약만 반영해도 매출이 2배 이상 뛰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 공급 규모 기준으로 이번 계약은 지난 1월 포스코퓨처엠이 삼성SDI와 체결한 양극재 공급계약을 뛰어넘는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삼성SDI와 10년간 4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연간 4조원이라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계약이 규모가 더 크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은 그간 LG에너지솔루션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며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과 미국 공장에 양극재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는 충북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미국에서는 미시간주에 단독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11년 LG에너지솔루션과 제품 개발을 위한 협력을 시작해 2012년부터 이 회사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해왔다. 2020년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며 처음 조 단위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만든 합작사 얼티엄셀즈와도 총액 수조 원 규모의 양극재·음극재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에 공급하는 양극재와 음극재 규모는 누적 53조원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 같은 수주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4일 6148억원 규모의 포항 양극재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10만5000t에서 2025년 44만t, 2030년 61만t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포항에 구축한 인조흑연 공장을 포함한 음극재 생산능력도 현재 8만2000t에서 2030년 32만t까지 공격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양극재뿐 아니라 배터리 재활용 및 전구체 현지 생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협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송민근 기자 /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