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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I, 원자력·LNG 양날개 … 올 수주 1조원 도전

양연호 기자

입력 : 
2023-04-26 17:00:45
수정 : 
2023-04-26 18: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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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설비 설계·제작·시공 전문
석탄·원전 중심서 LNG 역량확대
중동 LNG발전 대형 수주 기대
신한울 3·4호서도 수천억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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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 셰일가스 혁명으로 촉발된 저유가 국면은 위기의 서막이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 도입과 탈(脫)탄소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면서 해외 발전플랜트 프로젝트가 급감했다. 국내에서도 2017년 탈원전 정책이 시작되며 원전 사업 매출은 10분의 1 토막이 났다. 한때 연간 8000억원이 넘던 신규 수주도 10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그사이 대다수 기업이 도산하거나 원전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전체 임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원전 설계·제작 인력을 생각하면 포기는 선택지에 없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고 다독이며 원천기술 확보에 승부수를 던지고 묵묵히 전진하기를 10년. 에너지 산업의 전환기를 틈타 성장궤도에 다시 진입했다. 올해 창사 이래 처음 신규 수주 1조원 달성이 유력한 국내 중견 발전기자재 업체 비에이치아이(BHI)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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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우종인 BHI 대표(사진)는 "올해 3월까지 약 3000억원을 수주했고, 국내 LNG(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에 들어갈 배열회수보일러(HRSG)와 원자력 기기, 유럽 등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형 EPC(설계·조달·시공) 사업까지 포함하면 올해 최소 1조원의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8년 설립된 BHI는 발전소와 제철에 필요한 발전용 기자재를 설계·제작·설치·시공하는 업체다. 원래 석탄화력·원자력 발전 분야에 강점을 가진 전통 발전설비 업체였지만 2020년 세계 3대 발전설비 업체 미국 아멕포스터휠러의 HRSG 원천기술 일체를 인수하면서 GE, 지멘스, 미쓰비시파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HRSG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됐다. HRSG는 친환경 LNG 발전의 핵심 설비다. LNG를 가스터빈에서 연소시켜 나온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BHI는 2021년 HRSG 시장 점유율 25.6%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올해도 1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최근 복합화력 발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BHI에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제10차 전력기본수급계획은 석탄화력 발전소의 복합화력 전환, 원자력 발전 재개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만 2036년까지 LNG 발전설비 용량이 23.3GW 필요하다. 매년 2~3개의 석탄화력 발전소가 복합화력 발전소로 전환되는 셈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유럽연합(EU)이 LNG 발전소와 원자력 프로젝트를 조건부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BHI는 복합화력과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HRSG와 보조기기를 모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은 BHI에 재도약을 위한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중동은 대표적인 물 부족 지역으로 대규모 냉각수가 필요한 원전이나 석탄화력 발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유나 가스자원을 LNG 복합화력 발전으로 건설해 필요한 전력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발전설비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우 대표는 "대규모 가스화력 발전소 건설이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주력 시장에서 HRSG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전 사업도 전망이 밝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지난달 29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패키지를 2조9000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보조기기 등 그 외의 제품에 대한 수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BHI는 신고리 5·6호기에 보조기기를 납품한 바 있다. 그동안 BHI가 납품했던 원자력 보조기기 계약 규모는 3500억여 원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다음으로 가장 컸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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