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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中 '지갑' 열렸다 … 식당 소비 14% 쑥

손일선 기자

입력 : 
2023-04-18 17: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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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막을 대형악재 없다면
'올 5% 성장' 목표치 청신호
산업생산·투자 회복세 더디고
수출 둔화·부동산 침체 가능성
IMF "中, 5년간 세계성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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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4.5%를 기록하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중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숫자로 입증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5.0% 안팎)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아직 견고하지 않은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재정 악화 등 각종 리스크가 산적해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8일 발표한 올 1분기 경제 성적표를 살펴보면 1분기 회복세를 견인한 건 소비였다. 소매판매는 11조4922억위안(약 2201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 늘었다. 특히 3월 한 달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10.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증가율인 3.5%를 크게 뛰어넘었고 시장 예상치(7.5%)도 웃돌았다. 리오프닝과 함께 중국 당국이 소비 활성화를 노린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면서 내수 경기의 가늠자인 소매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 소비 회복세가 앞으로도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한 경제계 인사는 "지난해 3월 소매판매 증감률이 -3.5%를 기록하면서 기저효과로 올해 3월 소매판매 증감률이 10%대로 껑충 뛴 측면도 있다"며 "이 같은 성장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를 품목별로 보면 증가세가 한쪽으로 몰려 있는 점도 불안한 요소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이후 외출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1분기 요식업 소비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반면 상품 소비액은 같은 기간 4.9% 증가에 그쳤다. 여전히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중국 소비자들이 아직까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생산과 투자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흐름이 더디다. 올 1분기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앞선 1~2월 증가율(2.4%)보다 높지만 시장 전망치인 4.4%에는 미치지 못했다. 인프라스트럭처와 민간 설비 투자 등이 반영되는 고정자산 투자도 올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하긴 했지만 전망치(5.7%)를 밑돌았다. 특히 1~3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5.8% 감소하며 1~2월(-5.7%)보다 하락폭을 더 키웠다.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 중국 경제성장률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도 언제든지 꺾일 수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급증했다. 중국 한 경제연구소 인사는 "대다수 선진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수요가 여전히 약하고, 금융 리스크도 계속 불거지는 만큼 중국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리스크를 감안해 중국 경제가 올해 정부 목표치인 5.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이리스 팡 ING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인프라 투자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대다수 경제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대형 악재만 만나지 않는다면 정부 목표치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 봉쇄로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쳤던 만큼 올해 2분기 성장률은 7% 안팎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높고, 3분기와 4분기에도 4%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 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중국 성장률이 5.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블룸버그는 17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자료를 토대로 중국이 향후 5년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중국의 기여도는 미국의 2배에 육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기여도는 2028년까지 세계 총 성장률의 22.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의 절반인 11.3%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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