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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中리오프닝 효과' K푸드 수출 20% 반등

김정환 기자

입력 : 
2023-04-14 17: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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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쌀가공 식품 中서 인기
화장품·의류 수출도 기지개
기업 60% "경기 살아나는 中
韓수출 회복에 도움 될 것"
사진설명
농수산식품, 화장품, 패션 등 3대 소비재 수출이 올해 들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힘입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 부진으로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재 수출이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14일 매일경제가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3월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9억8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늘었다. 수출 타격이 심했던 지난해 9월(8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21.5% 증가했다.

화장품과 패션·의류 역시 최근 반년 새 수출이 바닥을 찍고 올라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7억7500만달러로 5%, 패션·의류는 2억3600만달러로 4%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품목이 각각 25.2%, 29.8% 급감한 것과 대조된다.

정부는 최근 소비재 수출길이 넓어진 배경으로 중국 내수 회복 효과와 함께 고품질 제품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기자와 만나 "고부가가치 농산물과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의 대중국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2~3월 농수산식품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을 기점으로 올해 내내 수출 증가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 품목을 보면 쌀 가공식품(10.1%), 라면(13.5%)과 같은 가정간편식과 배(3.5%), 유자차(6.6%) 등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올해에도 이들 품목이 주축이 돼 수출을 이끌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즉석 면류 수출액은 8억62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품목도 일반 라면에서 짜장·불닭·할랄 품목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생면·우동·국수 등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인기가 커지고 있다.

수출 기업들도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한상의가 수출 제조기업 44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60.8%는 "리오프닝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소비 확대 기대감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매출, 수익 등 경영 실적 차원에서 리오프닝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긍정적 효과를 예상한 기업은 38.2%에 그쳤다. 긍정적 효과를 예상한 기업들은 중국 수출 물량 증가(56%)와 중국산 부품·소재 조달의 공급망 안정(24.2%), 물류 차질 완화(9.9%) 등을 이유로 꼽았다. 리오프닝을 우리 기업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로는 한중 관계 개선(32%), 미·중 갈등과 같은 대중국 사업 불확실성 해소(30.6%), 수출 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15.1%) 등이 꼽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리오프닝 효과가 화장품, 패션 등 소비재 품목에 먼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의 급격한 악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위주로 수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 교수는 "우리 경제 전체의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비재 이외에 다른 주력 품목이 함께 반등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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