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만장일치로 동결
최근 물가하락·경기위축 반영
2개월만에 성장률 전망 하향
"올해 1.6% 달성도 어려워"
최근 물가하락·경기위축 반영
2개월만에 성장률 전망 하향
"올해 1.6% 달성도 어려워"
이날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3.5%에서 동결했다. 소수 의견이 없는 만장일치 결정이다. 2월에 이은 동결로, 기준금리가 두 차례 연속 동결된 것은 2021년 7월 회의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2021년 8월 0.5%이던 기준금리를 올리며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긴축 기조에 돌입했던 한은은 1년여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두 차례를 포함해 7연속 인상 등으로 기준금리를 3%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이처럼 경기 위축 본격화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데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금융 불안이 확대된 것도 금리 동결에 나선 배경이다.
최근 물가는 안정세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2월(4.8%)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3월(4.1%) 이후 가장 낮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2분기 3%대로 낮아지고 연말에는 3% 수준을 나타내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연내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3년물 국고채금리는 다소 상승했지만 그동안 장·단기물을 가리지 않고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완화적 스탠스를 분명하게 밝힌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 같은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우려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까지 형성되고 있는데, 금통위원들은 그러한 견해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최종 금리를 3.75%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를 두 번 연속 동결한 데 대해 인상 기조가 끝났다고 해석하는 시장의 기대감을 경계하며 추가 인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한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원자재를 제외한 근원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은 것도 경계 요인이다. 3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4.8%였다. 예정된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것 역시 피벗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류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