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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진핑 만나는 룰라…中일대일로 우군 될까

손일선 기자

입력 : 
2023-04-11 17: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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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중국서 실리외교
브라질 경제인 240명 동행
일대일로 가입 '밀착' 가늠자
무역결제 위안화 사용 확대
룰라, 시진핑 초청의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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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을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부 출범 100일 기념행사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1일 중국을 찾아 중국·브라질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나흘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실리 외교를 펼치는 룰라 대통령이 이번 방중 기간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방식을 통해 중국의 확실한 우군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에 도착한 룰라 대통령은 1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정·재계 고위층과 회동하고,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BRICS·브릭스)이 공동 설립한 신개발은행(NDB) 본부에 들른 후 베이징으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에서는 시 주석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실제 이번 룰라 대통령의 방중에 재계 인사 240명이 동행했다. SCMP는 이번 방중 기간 양국 간에 보건·농업·교육·금융·산업·과학·기술 등 분야를 망라한 거래가 20개 이상 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무역 거래 활성화 방안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른다. 중국은 지난 14년간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었다. 지난해 양국 간 거래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1715억달러(약 226조3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브라질산 대두, 닭고기, 설탕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국제사회 우군 확보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룰라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사다. 중국과 거리를 뒀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과 달리 룰라 대통령은 중립국으로서 실리 외교를 강조하며 중국과 더 많은 경제 교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견지해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폐렴으로 한 차례 연기됐던 룰라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실행된 것은 두 나라 정부가 모두 양자 간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시 주석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에 룰라 대통령이 전격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이번 방중 기간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에 브라질이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면 양국 관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궈춘하이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브라질이 공식적으로 일대일로에 가입하면 중남미 참여국이 22개국으로 늘어난다"며 "중남미 주요 국가인 브라질의 참여는 일대일로가 남미에서 확실하게 환영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 참여뿐 아니라 중국과 브라질 간 위안화 사용 확대도 브라질과 중국의 밀착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브라질과 중국은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 등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브라질 수출투자진흥공사(Apex)는 지난달 29일 "브라질과 중국이 헤알화와 위안화를 주고받으며 대규모 무역·금융 거래를 직접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업체들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예정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브라질이 달러에 대한 의존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을 브라질로 공식 초청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할 계획이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국영 뉴스통신 EBC 인터뷰에서 "시 주석을 브라질로 초청해 브라질을 직접 보여주고, 중국 투자에 관심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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