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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F대출 연체율 10% '경고등'

강봉진 기자

김명환 기자

입력 : 
2023-04-07 17:45:59
수정 : 
2023-04-07 1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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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증권사 부실 뇌관
투자금 회수 못한 경우 많아
중소형 증권사들 우려 커져
금감원 "건전성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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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 이후 증권사의 부동산 PF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타 금융업에 비해 증권사 연체율이 높아진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7일 금융감독원이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0.38%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말(8.16%)과 비교해 크게 높아졌으며 1년 전인 2021년 말(3.71%)보다는 3배가량 급증했다. 작년 9월 말 대비 연말 기준 연체율은 은행 0.03%→0.01%, 보험 0.4%→0.6%, 저축은행 2.38%→2.05%, 여신전문 1.07%→2.2% 등으로 여신전문사(카드·캐피털)를 제외하고는 연체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자금시장 경색의 영향을 증권사들이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사는 부동산 PF 대출잔액이 줄었음에도 연체율이 높아졌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잔액 자체는 크지 않아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증권사 등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PF 연체 대출 규모 및 자기자본 대비 비율 등으로 고려할 경우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부동산 PF는 주로 대출보다는 채무보증 형태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6개 증권사의 부동산금융(유동화·대출채권·직접투자) 규모는 52조원이다. 올해 만기 도래 금액 14조원 중 58%가 브리지론이다. 지난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한 브리지론 상당 규모가 본PF로 전환하지 못하고 3개월, 6개월 만기 연장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환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자금시장 경색 분위기는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부동산 PF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의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 사업 단계에 따른 자금 조달 수요에 맞춘 상품을 위험에 따라 구조화해 수익률을 매긴다. 투자 위험도가 높은 토지 매입부터 본PF 단계 이전까지의 브리지론 자금 대출을 주도한 주체가 증권사로, 이들은 금융의 형태로 PF에 참여했으나 결과론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PF 최대 리스크는 브리지론 금감원 "현장 모니터링 강화"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25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투자 및 대출 규모(위험노출액·익스포저)는 28조4000억원이다. 올해 증권사들은 분양을 통해 투자자금 회수가 가능한 분양형 본PF 사업장 규모를 3조7000억원, 자금 회수가 무리 없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금액을 2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돼 일부 중소형 건설사와 증권사의 고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만 보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체액이 919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요 대형 사업장에서의 우발부채 현실화 우려는 사라졌으나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여전히 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브리지론의 기한이익상실(금융사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증권사가 직면한 위험 요인은 브리지론의 부실화"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증권사 등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PF 연체 대출 규모 및 자기자본 대비 비율 등을 고려할 경우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금감원은 전 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1.19%에 도달했지만 과거 PF 대출 연체율 고점과 비교해선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 채무보증이 자기자본의 100%를 넘지 않게 하는 부동산 PF 대출 규제 등으로 연체가 특정 증권사에 집중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PF 익스포저가 큰 금융회사에 대해 개별적으로 건전성 및 유동성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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