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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팬데믹 끝나도…저금리 다시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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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미경제학회 "저물가·저금리 시대 종말"
석학들 "글로벌 경기침체, 일시적 현상 아냐"
인플레 낙관론 강력경고 …"민첩한 대응 필요"
◆ 2024 전미경제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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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가 당분간 팬데믹 이전 상황으로 복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기 침체는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침체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다. 고물가 추세가 진정되더라도 각국의 금리가 과거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 힘들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구조적인 경기 침체를 감안해 보다 적극적이고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등 주요 경제권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세계적인 석학들이 미 남동부 도시인 뉴올리언스에 모여 '저물가·저금리'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 전 세계 경제학자들이 참석하는 경제학계 최대 행사 '2023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가 지난 6일(현지시간) 사흘 일정으로 3년 만에 뉴올리언스에서 대면 행사로 열렸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미국 재무장관)는 올해 미국 경제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제2의 구조적 침체(Secular Stagnation)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충격에 따른 한시적 현상이 아니며 구조적으로 고금리·고물가 시대와 같이 온다는 경고다.

그는 "가계를 보면 저축이 빠르게 소진되고 대출이 늘면서 소비가 둔화될 것이고 기업은 운영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인구 증가로 교육과 의료 복지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기후변화 관련 비용이 추가되면서 정부 부채가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에 매우 큰 경기 침체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퍼먼 교수는 "경기 침체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중의 낙관적인 심리가 더 큰 위험"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로머 UC버클리대 교수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는 비현실적"이라면서 "이를 2.5~3%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인플레이션이 1~2년 후 완화되더라도 금리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지 의문이며 침체를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올해 '중국 경제위기'라는 외부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을 통한 중국의 경제성장 모델은 종말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경제적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공급 확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올리언스/특별취재팀=김명수 논설실장, 박용범·윤원섭·김인오 뉴욕 특파원,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진영태 기자·사진/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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