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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장은 한치앞 모르는 플럭스 상태 … 안전자산 비중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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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틱 연은총재 단독인터뷰
"노동수요 둔화 오래 걸릴 것
금리 내년까지는 높게 유지"
美연준의 매파기조 재확인
서머스는 '구조적 침체' 경고
"70년대처럼 장기화 가능성"
위험자산 엑소더스 상황점쳐
◆ 2024 전미경제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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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23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영상으로 연결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재무장관)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서머스 교수는 이날 세계 경제가 구조적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주형 기자>
"앞으로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응하는 데 도전적 요인은 수요 둔화가 어느 정도 속도로 진행될지다. 노동시장의 수요 둔화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는 그런 변환 과정에 있다. 플럭스(flux·끊임없는 변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전망이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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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가 한 말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23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ASSA)'에서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 이후 찾아온 대혼란 속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석학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보스틱 총재는 행사 현장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보스틱 총재는 "임금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2024년에도 상당 기간 최종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지 않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의는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2023년 말까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보스틱 총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2024년에도 꽤 오랜 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최근에 일부 고무적인 신호가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우려된다"며 "월별 데이터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리한 월별 데이터를 통해 과거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연준의 강한 긴축정책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염려는 더 높아졌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미국 재무장관)는 4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맞게 될 이번 경기 침체는 단기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1970년대 이후 제2의 구조적 침체(Secular Stagnation) 가능성을 제기한 서머스 교수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이제는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의 지출·부채 증가를 우려했다. 서머스 교수는 "미국은 이미 팬데믹 이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00%를 넘었고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부 부채 비율이 35~40%포인트 오르면 실질 중립 금리는 80~100bp(1bp=0.01%포인트) 오른다"고 추정했다. 2021년 미국 정부 부채 비율은 121.7%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압박까지 감안하면 명목 중립 금리는 과거와 달리 더 올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1~2년 후 완화되더라도 금리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지 의문이며 침체를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올해 중국 경제 위기를 최대 변수로 꼽았다.

그는 "중국 GDP의 60%를 차지하는 3선 도시(지방 중소도시) 주택 시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로고프 교수는 "3선 도시 부동산 가격이 2021년 이후 20% 급락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메리 러블리 피터슨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가계 소비 회복 여부가 관건이며 회복되기 전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정책이 민첩하고 즉각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특별취재팀=김명수 논설실장, 박용범·윤원섭·김인오 뉴욕 특파원,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진영태 기자·사진/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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