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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아군도 없다" 거세지는 배터리 합종연횡

송민근 기자

정유정 기자

입력 : 
2023-03-03 19: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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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GM과 배터리 동맹
2021년 스텔란티스에 이어
대형 완성차와 두번째 합작
LG와 함께하던 GM은 삼성
포드는 SK대신 LG 손 잡아
美 IRA로 K배터리 주가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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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제너럴모터스(GM)와 전격적인 협력에 나서면서 삼성SDI는 미국 3대 완성차 브랜드 중 2곳과 연이어 합작공장을 설립하게 됐다. 그간 한국 배터리 3사 중 협력관계 구축에 보수적이던 삼성SDI가 고객 다변화를 통한 공급망 안정과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2021년 미국에서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에 2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합작공장을 짓는다는 방침을 내놓은 이후 큰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와 GM 간 합작공장은 스텔란티스와 협력한 것보다 훨씬 큰 연간 생산능력(30~50GWh)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전동화를 위해 350억달러(약 45조6000억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GM이 당초 추가 협력을 모색하던 상대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알려졌다. GM은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1~3공장을 북미에서 건설·운영 중이다.

그러던 중 GM이 요구하는 배터리 공급량과 시기, 단가 등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과 진행한 협상에서 이견이 커졌고 이에 GM은 배터리 종류 다변화와 공급 안정화 차원에서 삼성SDI와의 협력을 지난해부터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 GM이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받는 파우치형이 아닌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SDI는 원통형을 중심으로 배터리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SDI 경기도 수원사업장을 방문하며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특히 '테슬라 배터리'라고 알려져 있는 '4680' 배터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원통형 배터리는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양산이 쉬워 GM이 요구하는 막대한 물량을 맞춰주기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을 강조해온 GM이 새로운 파트너로 삼성SDI를 낙점함에 따라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GM과 추진하는 4공장이 백지화됐다고 전한 뒤 2월 미국 포드, 튀르키예 기업 코치와 협력해 튀르키예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만든다고 말했다.

포드가 당초 SK온과 협력을 검토하던 사업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전환된 사례다.

삼성SDI가 합작사를 꾸렸던 스텔란티스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오고 있으며 GM도 이번 합작을 통해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에 성공했다. 포드도 SK온과 전략적으로 협력하고자 '블루오벌SK'를 통한 배터리 생산을 추진해왔지만 최근에는 저가형 배터리 공급을 위해 중국 배터리 기업 닝더스다이(CATL)와 협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GM과의 협력에 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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