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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킹산직 떴다"… 현대차 채용페이지 마비

문광민 기자

입력 : 
2023-03-02 17:35:18
수정 : 
2023-03-02 19: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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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생산직 400명 공채
첫날 대기인원만 2만명 달해
나이·성별 제한 없는데다
정년보장·복지혜택 입소문
SNS엔 "이직하겠다" 잇따라
지원자 10만명 예상도 나와
사진설명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2일 오전 출근하자마자 스마트폰으로 현대자동차 채용 포털에 접속했다. 현대차가 10년 만에 기술직(생산직) 신규 채용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된 지난해 말부터 A씨의 관심은 이직 준비에 쏠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 현대차 기술직의 높은 처우 수준을 건너 들을 때마다 A씨의 결심은 단단해졌다. 이날 A씨와 친구들이 모인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선 현대차 기술직에 관한 이야기만 오갔다.

평균 연봉 1억원에 정년 보장까지 '꿈의 직장'으로 알려지며 국내 취업 시장에서 구직·이직 희망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현대차 기술직 공개채용 일정이 시작됐다. 채용 공고가 올라온 첫날 오전에는 2만명에 가까운 접속자가 동시에 몰려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현대차는 차량 전동화, 제조 기술 혁신 등 산업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기술인력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원 자격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며 연령·성별 제한은 없다. 서류 접수는 이달 2~12일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서류 합격자 발표는 이달 말이다.

면접 전형은 총 2개 차수로 진행된다. 1차수는 4월부터 6월 초까지, 2차수는 5월부터 6월 말까지 실시된다. 차수별로 1차 면접, 인적성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 등 채용 절차를 거쳐 오는 7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최종 합격자는 입사 교육을 거쳐 오는 9~10월께 생산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사진설명
2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 서점 기출문제 코너에 현대자동차 생산직 채용 대비 문제집이 놓여 있다. 현대차가 10년 만에 기술직 신규 채용 공고를 낸 이날 2만명에 가까운 접속자가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현대차 생산직 공채가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박형기 기자>


현대차 관계자는 "10년 만에 실시하는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아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류 접수가 시작된 첫날 오전부터 현대차 채용 포털에는 공고를 확인하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1800여 명이었던 접속 대기자는 1시간 만에 1만8000여 명으로 치솟았다. 오전 10시 전후로는 '다수'의 대기자가 있다는 안내문과 함께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됐다. 현대차 기술직 채용에 구직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처우와 복지 혜택 때문이다. 기술직을 포함한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 약 9600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한다. 만 60세 정년이 보장되고 정년 후에도 계약직으로 1년 더 근무할 수 있다.

신차 구입 때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재직 중에는 근속연수에 따라 2년에 한 번 최대 30%까지 할인받을 수 있고, 장기 근속자는 퇴직 후에도 평생 25% 할인을 받는다. 당장 이번 공채에 합격하는 이들도 '신입사원 첫 차 할인' 혜택을 받아 20% 할인된 가격으로 신차를 구매할 수 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구직자뿐 아니라 다년간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도 현대차 기술직 채용 소식에 온 관심을 쏟고 있다. 경기 광명시 소재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B씨(32)는 "이번 채용에 지원자 10만명이 몰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울산은 연고도 없는 지역이고 경쟁률도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지만 합격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옮겨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미래 자동차 산업 경쟁력 확보와 직원 고용 안정을 위해 2023년 400명, 2024년 300명의 기술직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베이비붐 세대가 해마다 2000명 이상 퇴직한다는 점을 내세워 노동력 확충을 위한 신규 채용을 요구해왔다.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면서 완성차 업계가 생산직 채용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대승적 차원에서 노조 측 요구를 수용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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