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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거침없는 강달러 … 원화값 3개월래 최저

임영신 기자

입력 : 
2023-02-27 17:30:30
수정 : 
2023-02-27 19: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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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고용 예상밖 호조
18.2원 내린 1323원 마감
이달에만 100원 넘게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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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지면서 달러당 원화값이 20원 가까이 급락하며 1320원대로 떨어졌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8.2원 내린 1323.0원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최저치다. 원화값이 1320원대로 추락한 것은 작년 12월 7일(1321.7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달 초 1220원대였던 달러당 원화값이 단숨에 100원 넘게 떨어지며 1320원대에 진입한 것은 최근 잇달아 발표된 고용과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도 예상치를 뛰어넘자 글로벌 외환시장에 긴축 공포가 확산되며 달러가 더 강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역시 3개월 만에 105대를 찍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눈높이에 맞춰 긴축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 강세에 베팅한 '큰손'들의 거래도 원화값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하며 원화값을 끌어내렸다. 특히 원화가치는 무역적자 폭 확대를 비롯한 수출 부진 장기화로 다른 통화보다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주요 신흥국 23곳 통화의 달러 대비 수익률에 따르면 원화가치는 2월에 6.32% 급락했다. 미국의 경제지표에 변화가 없는 한 강달러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3월 이후에도 미국 경기가 탄탄하다는 지표들이 계속 나오고 연준도 강력한 긴축 기조를 공식화하면 달러가 더 강해지면서 원화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외환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원화값은 적게는 1330원, 많게는 1350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원화값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 가운데, 연준이 3월과 5월 최소 두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면 양국 간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이 같은 한미 간 금리 폭 확대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작년과 같은 킹달러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연준과 시장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차가 줄어든 만큼 달러 강세 흐름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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