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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행동주의펀드 공습, JB금융 주총 戰雲

명지예 기자

한우람 기자

입력 : 
2023-02-24 17: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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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주주 얼라인 배당확대 요구에 내달 표대결 예고
주주환원 정책 놓고 곳곳서 충돌 … 상장사들 긴장
◆ 행동주의 공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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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지주 이사회가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 주주서한을 통해 요구한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 환원 공세 수위가 높아지며, 올해 주주총회에서 상당수 기업들과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를 비롯해 주주들의 배당 확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지급액을 확대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JB금융에 대해 주주 환원 정책을 요구한 얼라인은 올해 초 SM엔터를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 이사회는 얼라인이 지난 16일 발송한 2차 공개 주주서한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JB금융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얼라인의 주주서한과 관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얼라인은 공개서한을 통해 "JB금융 보통주 자본비율(CET1)이 11~12%일 때 목표 주주 환원율을 35%로 설정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JB금융은 이 같은 요구 조건을 수용할 경우 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환율 변동성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해외에서 적용하는 기준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금융 전문가들의 시각도 있다. J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 자본비율은 11.41%로 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한 결산 배당금은 주당 715원(배당성향 27%)이다. JB금융과 비슷한 수준의 보통주 자본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우리금융과 DGB금융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각각 26%와 27%다.

얼라인은 "업계 최고인 JB금융의 수익성을 고려하면 목표 주주 환원율 35%는 합리적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JB금융 이사회의 판단은 다르다. J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최대 주주 삼양사도 지난 50년간 JB금융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원해 오며 배당 욕심을 자제해 왔다"며 "2대 주주로 자리 잡은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은 얼라인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사회가 주주서한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배당 정책은 다음달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결정된다. 이미 얼라인은 주주서한 발송 전 두 차례에 걸쳐 주주 제안을 제출했다. 주당 900원(배당성향 33%)의 현금 배당 안건과 김기석 후보자 사외이사 선임 건이다.

1대 주주인 삼양사와 얼라인의 지분율은 각각 14.61%, 14.04%로 큰 차이가 없다.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OK저축은행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아직까지는 어떤 의결권 행사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명지예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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