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경제

기업이익 반토막 … 韓銀, 긴축 숨고르기

김제관 기자

임성현 기자

입력 : 
2023-02-23 17:59:00
수정 : 
2023-02-23 19:59:17

글자크기 설정

실물경제 혹한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 1년새 49% 싹둑
금리 일단동결 1년6개월만에 인상기조 멈춰 3.5% 유지
연준 긴축공포 韓美 금리차 더 커질 듯…원화약세 압박
◆ 상장사 실적 경고음 ◆
◆ 韓美 금리정책 ◆
사진설명
이창용 한은 총재 '고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들으며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 세계 긴축 기조와 경기 침체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국은행도 1년6개월 만에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했다. 미국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급격히 벌어진 한미 금리 차와 이에 따른 원화값 하락, 물가 상승 부담에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국내 상장사 139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23조22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 전망치(16조3201억원)도 같은 기간 57.1%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전망치가 447조8253억원으로 0.2% 감소하는 데 비해 기업들의 수익성은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상장사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도 각각 47.5%, 48.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실적 전망이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한 달 전에 비해 19.2%나 낮아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조4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설명
이날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3.5%에서 동결했다. 미국 등 주요국이 여전히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금리 동결에 나선 것은 한국의 경기 하강 속도가 유독 가파르고 부동산 시장 침체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다시 1.6%로 낮춰잡았다. 1%대 저성장은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0.8%)에 이어 14년 만이다. 이미 작년 4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4%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가 유력하고 올 들어 무역 적자는 벌써 작년 한 해의 40%에 육박한 상황이다.

다음달 미국이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 차가 1.75%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로 벌어지는 것은 변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금통위원들도 총재를 제외한 6명 중 5명은 최종 금리를 3.75%로 전망했다.

[김제관 기자 / 임성현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