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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왕이 만난 푸틴 …"시진핑 방문 기대해"

손일선 기자

입력 : 
2023-02-22 17:37:31
수정 : 
2023-02-22 22: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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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수장, 크렘린궁 예방
"양국간 새로운 합의 희망"
4~5월 정상회담 성사땐
밀월관계 더 굳건해질 듯
사진설명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기대한다고 밝혀 중·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타스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5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맞선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가 더 빨라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와 푸틴 대통령 간 만남이 1년간 지속된 우크라이나 사태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몇 개월 안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시 주석의 방러가 성사된다면 이는 2019년 이후 4년 만이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번째 러시아 방문이 된다.

시 주석의 방러 시기는 4월 또는 5월 초로 예상된다. 5월 초에 방문한다면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절(5월 9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 주석의 방러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WSJ는 "중·러 정상회담이 열리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다자 평화 대화를 촉구하고,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21일 공개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를 통해 중국은 패권주의와 냉전 사고를 반대하며 세계 평화 구축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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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재자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번 중·러 정상회담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WSJ는 "시 주석의 중립적 태도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푸틴 대통령과 '무한한 우정'을 약속했던 데서 상당히 변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중·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22일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을 예방한 중국 외교사령탑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에게 "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왕 위원에게 "러시아는 시 주석과의 회담 계획을 실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양국 관계 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국제 정세가 어렵다"며 "양국 협력은 국제 정세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양국 관계가 계획대로 꾸준히 잘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의 협력이 새로운 이정표를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러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그는 "올해 양국 무역이 새로운 단계에 이를 것"이라며 "2024년 목표인 무역 규모 2000억달러(약 260조원)를 계획보다 빨리 달성할 것이라는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왕 위원도 "우리는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해 양국 관계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그는 "양국 관계는 제3자에 의해 지시되는 게 아니다. 다른 나라가 우리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왕 위원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전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만나 양국 간 새로운 합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양국 상호 이익에 대한 주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합의에 도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합의가 어떤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중국은 대국 간 관계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러시아와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는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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