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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장 대세는 '가성비'… LFP 배터리 점유율 사상 최대

송민근 기자

입력 : 
2023-02-21 17:22:39
수정 : 
2023-02-21 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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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코발트 안써서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 급성장
작년 점유율 27.2%로 껑충
중저가 전기차 속속 나오며
비싼 삼원계 대신 LFP 장착
K배터리 3社도 개발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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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전기차'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배터리 시장에서도 가성비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주력으로 생산해온 삼원계 배터리뿐 아니라 가성비 배터리로 불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1일 배터리·전기차 시장조사업체인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LFP배터리 전 세계 점유율은 27.2%로 조사됐다. 2020년까지 한 자릿수에 머물던 점유율은 2021년에 16.9%로 껑충 뛴 뒤 지난해에는 이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주력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 점유율은 하락했다. 2021년 점유율이 68.2%였던 NCM배터리는 지난해 61.3%로, NCA배터리는 11.9%에서 8.5%로 각각 줄었다.

LFP배터리는 가격이 비싼 니켈,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고 리튬과 인산, 철을 중심으로 만든다. 이로 인해 단위 용량당 가격이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니켈을 사용하지 않아 화재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긴 배터리 수명도 장점으로 통한다.

지금까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 때문에 LFP배터리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철이 들어가서 무거울 뿐만 아니라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도 문제였다. 재활용이 어려운 것도 단점이다.

LFP배터리를 주력으로 제작하는 곳은 중국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CATL)다. CATL이 생산하는 LFP배터리는 테슬라·BYD·폭스바겐 등에 탑재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저가형 모델인 모델3와 모델Y 일부 차종에 LFP배터리가 탑재돼, 테슬라 전체 생산 차량 중 절반 이상이 LFP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NCA배터리의 장점을 살린 NCMA배터리를 생산해왔는데, 이 배터리는 출력과 수명, 용량 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온은 니켈 비중을 90% 이상 끌어올린 'NCM9' 배터리를, 삼성SDI는 니켈 비중을 끌어올린 NCA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그간 국내 기업은 고부가가치 차량, 중국 기업은 저렴한 차량에 배터리를 납품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LFP배터리가 인기를 끌자 국내 기업도 LFP배터리로의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니켈을 활용하는 삼원계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인 것은 맞지만 광물 확보는 여전한 부담"이라며 "LFP배터리 원료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고 저렴하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 상대적으로 용량이 덜 강조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부터 LFP배터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과 삼원계 배터리 기술 격차를 충분히 벌린 만큼 저가형 시장까지 진출해 망간 비중을 늘린 제품, 원통형 제품 등으로 시장을 다양하게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가격이 비싼 코발트 대신 망간 비중을 높인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SK온은 LFP배터리 개발을 포함해 다양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완성차업체 가운데 포드는 최근 LFP 배터리 도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13일 포드는 CATL과 손잡고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드는 35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짓고 CATL은 이곳의 운영을 맡는다. 이곳에서 LFP배터리가 생산되며, 인기 모델인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에 탑재될 예정이다. SK온은 현재 자사 NCM9배터리를 이 차종에 공급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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