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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가운 눈총' 은행, 상반기 채용 48% 확대

신찬옥 기자

원호섭 기자

입력 : 
2023-02-20 17:43:23
수정 : 
2023-02-24 11: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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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4700명 신규 선발
이자장사·성과급잔치 비판에
일자리 확대로 정부 보폭 맞춰
보안·자금세탁방지 인력 확충
작년 실적 부진했던 금투업계
지난해 대비 신규채용 반토막
사진설명
과도한 '이자 장사'와 '성과급 잔치'로 눈총을 받고 있는 금융권이 올 상반기 채용 계획을 발표하며 정부 정책과 발맞추기에 나섰다. 전체 금융업권에서 상반기에만 47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어서 취업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6개 금융 관련 협회는 20일 금융위원회가 주관한 '금융권 청년 일자리 간담회'에 참석해 채용 현황과 상반기 신입 공채 계획을 발표했다. 은행권은 상반기에만 2288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다. 전년 동기 대비 약 48%(742명) 늘어난 규모다.

금융투자업계도 1035명을 뽑는다. 다만 전체 채용 규모는 전년 동기의 1770명보다 줄었다. 회사별 채용 계획을 살펴보면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20명으로 제일 많고 삼성증권 95명, 미래에셋증권 90명, 한양증권 72명, 키움증권 70명 등이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현대자산운용 24명, 한국투자신탁운용 15명, 신한자산운용 12명, 미래에셋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 각각 10명, KB자산운용 8명 등이다.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삼성자산운용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물가·금리 상승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 자본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어려운 상황이나, 전년 상반기 대비 58% 수준의 신규 채용을 진행할 전망"이라며 "전문성을 중심으로 능력 중심 채용을 실시해 고졸 채용 인원을 전년과 유사한 수준(전체 채용 인원 대비 3%)으로 60명 이상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와 리스·할부사, 신기술금융사 등 여신금융권은 279명, 저축은행은 151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카드 41명, 현대카드 34명, 롯데카드 27명, 현대캐피탈 20명, NH농협캐피탈 20명 등이다.

국내 보험사들도 신입사원을 1000여 명 선발한다. 생명보험사 중에는 교보생명이 140명으로 가장 많이 채용하고, 한화생명이 126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른 보험사의 채용 인원은 7~30명 수준이며,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상반기 몇 명을 채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생보사(453명)보다 많은 513명을 채용한다. DB손해보험이 87명으로 가장 많고, 캐롯손해보험이 수시 채용으로 59명을 뽑는다.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은 각각 59명, 55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45명)와 KB손해보험(40명), 상장을 앞둔 서울보증보험(40명)도 일자리 창출에 동참한다.

고졸자의 금융 취업 문턱도 예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은행권을 비롯해 저축은행과 보험사도 고졸 채용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생보업계는 상시적으로 고졸 인력이 필요한 직무를 발굴하고, 수시 채용으로 고졸자에게 취업문을 열어줄 계획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는 최근 3년간 신입 직원 중 약 10%를 고졸자로 채용하고 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고졸 채용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일자리 간담회에서 "금융 사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 보안, 자금세탁 방지, 내부 통제 부문 등에서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김 부위원장은 "금융회사가 금융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경우 신뢰 하락 등 막대한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 확충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신찬옥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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