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22 국방백서' 발간 …'주적' 6년만에 부활
영변·강선서 우라늄 농축
풍계리 복구…핵실험 가능
北도발, 9·19합의 위반 열거
3축체계·美 확장억제 반영
북한군 128만명…2년전 수준
국군은 5만명 줄어든 50만명
영변·강선서 우라늄 농축
풍계리 복구…핵실험 가능
北도발, 9·19합의 위반 열거
3축체계·美 확장억제 반영
북한군 128만명…2년전 수준
국군은 5만명 줄어든 50만명
2020년 국방백서는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포괄적 표현을 썼지만 이번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국방부는 "북한의 대남 전략과 우리를 적으로 규정한 사례, 지속적인 핵전력 고도화와 군사적 위협, 도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고도화 △최근 도발 사례 △수사적 위협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특히 9·19 군사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과 최근 북한의 반복적인 합의 위반행위를 명시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과 남북 공동 유해 발굴 등 신뢰 구축 조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한·미·일 연합훈련을 전후로 북한이 9·19 군사합의상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을 강행하고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비판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해 말 무인기를 동원해 영공을 침범하는 등 합의에 명시된 상호 적대행위 중지 조치를 반복적으로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2년 전 국방백서에 중요하게 소개됐던 9·19 군사합의 전문과 의의, 성과 등은 이번 백서에서 빠졌다.
이번 백서는 "북한은 최근까지도 핵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 70여 ㎏,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HEU)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명시했다. 2년 전 국방부는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50여 ㎏으로 추정했는데, 2년 사이에 보유량이 약 20㎏ 늘어난 것이다. 핵탄두 하나를 만드는 데는 통상 플루토늄이 6㎏ 정도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영변은 물론 평양 인근 강선 등 최소 2곳에서 HEU를 생산 중이라고 한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또 백서는 "북한은 2022년 초부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등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서술했다. 북한은 지난해에 붕괴됐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해 언제든 7차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 백서는 북한이 지난 2년간 시험 발사했거나 열병식에 공개한 미사일 전력들도 상세히 소개했다. 사거리 300㎞ 이내의 근거리탄도미사일(CRBM)과 사거리 1000㎞ 이내의 고중량탄두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이 추가됐다.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계열과 북측이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미사일도 담겼다.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휘한 가운데 시험 발사에 성공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도 더해졌다.
백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한국형 3축체계 확충 방향에 대한 내용에 예년보다 무게를 실었다. 2020년 백서에는 북측의 반발을 고려해 이 내용에 대해 3축체계 대신 '핵·WMD 대응체계'라는 제목으로 간략히 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3축체계' 표현을 명시하고 △킬체인(선제타격)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요소별 내용 서술에 5쪽을 할애했다.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대책과 관련해서도 4쪽에 걸쳐 설명이 이뤄졌다. 지난해 한미 연례안보회의(SCM)에서 나온 한미 핵 공동기획 및 실행 강화 합의도 무게 있게 담겼다.
한편 백서는 북한군 전체 병력 규모를 약 128만명으로 추산했다. 한국군의 전체 병력 규모는 약 50만명이다. 북한군 병력 규모는 2년 전과 비슷했지만 한국군은 국방개혁 2.0 추진과 병역 자원 부족 등으로 5만5000여 명이 줄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