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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너무 올랐나…코스피 공매도 이달 21% 늘었다

김제관 기자

입력 : 
2023-02-16 17:41:48
수정 : 
2023-02-16 19: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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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공매도 거래 급증
하루평균 3182억원 달해
아모레퍼시픽·호텔신라 등
中 리오프닝 수혜주에 집중
사진설명
올 들어 국내 증시가 예상외로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6% 상승한 2475.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올 들어서만 10% 이상 올랐다. '상저하고(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가 예상됐던 것과 전혀 다른 흐름인 데다 종목별로 급등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15일 5782억원으로 연초(2855억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이달 들어 코스피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544억원으로 지난달(3730억원)보다 21.82%나 증가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싸질수록 이익이 나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이용한다.

단기 급등으로 '고평가'됐다는 평가가 많아질수록 공매도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해 10월 5542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코스피 하락에 따라 감소세를 보이다 코스피가 급등한 지난달 소폭 상승 전환한 뒤 이달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공매도 거래대금의 증가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3182억원으로 지난달(2517억원)보다 26.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관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3.86% 늘었다. 개인투자자 공매도는 23.46% 줄어들었다.

공매도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에 큰 폭으로 올랐던 휠라홀딩스,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등에 집중됐다. 이날 공매도 거래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종목은 휠라홀딩스(33.22%)였다. 아모레퍼시픽(19.47%), 호텔신라(18.42%)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화학주에도 공매도가 몰렸다. SKC, 효성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각각 25.11%, 22.33%로 5위, 8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선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공매도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서 확인된 것처럼 물가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 금리 인하 기대도 소멸될 수 있다"며 "지금은 이런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역대급 실적에 따른 성과급 지급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금융주에도 공매도가 집중됐다.

금융주들은 지난해 실적 증가 등의 영향으로 최근까지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16일만 보더라도 메리츠금융지주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20.61%로 10위를 차지했다.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전날 31.39%에 달하기도 했다. 이날 4대 금융지주 전체 거래량 중 공매도 비중은 하나금융지주 6.77%, 신한지주 5.39%, 우리금융지주 5.35% 순이었다. 이외에도 기업은행과 BNK금융지주는 해당 비중이 17% 전후를 기록했다.

게임주들에도 공매도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신작 부재 등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넷마블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15일 41.41%까지 치솟았다.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다른 게임주들도 이달 들어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 종목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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