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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끈끈해진 中·이란, 美겨냥 "괴롭히지 말라"

김덕식 기자

입력 : 
2023-02-15 17: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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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라이시 정상회담
이란, 20년 만에 中국빈방문
중국 "이란 핵합의 복원 지지"
中일대일로 등 경제협력 강화
사진설명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란 대통령 국빈방문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과 이란 정상이 '반미 연대'를 과시하고 나섰다. 정찰풍선 사태로 미국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중국이 핵 문제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손잡고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14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국빈 자격으로 방중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건 20년 만이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는 각종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의 시련을 견뎌냈다"며 "중국은 이란이 국가 주권과 독립, 영토의 완전성, 민족 존엄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고 일방주의와 괴롭히기에 저항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부 세력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고 이란의 안보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란과 상호 지지를 계속 견고히 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시 대통령도 "이란과 중국은 모두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괴롭힘에 반대하고 외부 세력의 내정간섭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란 측은 중국이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란이 시 주석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글로벌 개발 이니셔티브,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등에 대한 지지 의사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했다.

두 정상 모두 미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국이 미국과 대립 중이라는 점에서 일방주의 반대를 함께 강조한 것은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판훙다 상하이외국어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의 제재는 중국과 이란의 교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라며 "미국이 계속해서 일부 국가에 대해 점점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면 제재 대상 국가들끼리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2박3일 일정으로 이날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과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담한 데 이어 약 5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AFP통신은 시 주석이 레드카펫을 깔고 라이시 대통령과 대표단을 영접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 계속 건설적으로 참여하고, 이란 측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며, 이란 핵 문제가 조기에 적절히 해결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과 이란이 2015년 체결했다. 이 합의는 2017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고 제재를 복원해 와해된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집권한 뒤 복원을 위한 협상이 이뤄지고 있으나 교착상태에 빠졌다.

양국은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이란과 무역, 농업, 공업, 인프라스트럭처 등 영역에서 실질적 협력을 심화할 의향이 있다"며 "이란으로부터 더 많은 고품질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라이시 대통령은 "무역, 인프라 등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심화하길 희망한다"며 "중국 기업의 이란 투자를 환영하고,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이란에 여행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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