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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단기상승 종목' 골라 탄 큰손들 3개월 수익률 8%로 개미 압도

강민우 기자

입력 : 
2023-02-13 17:36:26
수정 : 
2023-02-13 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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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이상 슈퍼개미 분석
일반투자자 ETF 집중할때
엘앤에프·에스엠 등 베팅 성과
월평균 14개 종목 거래하고
코스닥 시장 투자비중 높아
사진설명
주식 잔액·거래 규모 상위 0.1% '슈퍼개미'들은 일반 개미투자자들에 비해 더 많은 종목을 거래하지만 투자 규모 대비 거래금액 비율을 뜻하는 회전율에선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면에서는 최근 3개월간 8.1%로 일반투자자(5.1%)를 앞섰다. 많은 종목을 보유하되 거래를 빈번하게 하기보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매매를 한 셈이다.

13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식 거래 계좌를 보유한 키움증권과 최근 3개월(2022년 11월 초~2023년 2월 초) 동안의 거래금액 합계가 10억원 이상이고 국내 주식 일평균 잔액이 5억원 이상인 주식 시장의 '큰손'들을 분석했다. 극단값 영향을 줄이기 위해 양극단 5%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슈퍼개미의 주식 보유 금액은 일반투자자의 4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가 압도적인 만큼 보유·거래 종목 개수도 일반투자자를 크게 웃돌았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보다 개별 종목을 선호했고, 일반투자자와 비교해 코스닥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았다.

분석 결과, 키움증권 고객들 가운데 조건을 충족하는 개인투자자는 약 25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한 번이라도 주식을 거래한 전체 투자자(127만명)의 약 0.1%에 속하는 숫자다. 해당 큰손 투자자들이 보유한 국내 주식 잔액은 평균 10억58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일반투자자의 투자금액인 2300만원 대비 46배에 달했다.

일반투자자에 비해 다양한 종목을 보유한 것이 슈퍼개미들의 특징이었다. 월간 매매 종목 개수를 비교한 결과, 큰손들은 월평균 14개 종목을 거래했다. 월평균 거래 종목 개수가 3개인 일반투자자의 4.7배 수준이다. 가지고 있는 종목 숫자도 큰손들이 더 많았다. 큰손들은 평균 11개 종목을 계좌에 담고 있었다. 이와 비교해 일반투자자들은 평균 5개를 보유해 큰손 투자자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슈퍼개미들의 코스닥 선호도 두드러졌다. 일반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코스피 56%, 코스닥 38%, ETF 6%로 절반 이상이 코스피로 구성된 반면 큰손들은 코스피 48%, 코스닥 45%, ETF 7% 비중으로 투자했다. 포트폴리오에서 코스닥 주식이 일반투자자 대비 7%포인트 많은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순매수 상위 목록에서도 드러났다. 일반투자자와 큰손들이 지난 1월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들을 살펴본 결과, 일반투자자의 목록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 ETF 상품으로 1~3위가 채워졌다. 4~5위는 코스피에 상장된 SK텔레콤과 CJ제일제당이었다.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방어적 성격이 있는 통신·음식료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큰손들은 개별 종목에 적극 투자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추구했다. 순매수 1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일반투자자와 같았지만 1위를 제외한 2~5위는 엘앤에프, 세방, 두산에너빌리티, 에스엠 등 개별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코스닥 주식 2개(엘앤에프, 에스엠)가 포함됐다.

키움증권 데이터랩은 "일반투자자는 경기 방어적 성향을 지닌 종목 위주로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그에 반해 큰손 투자자들은 단기 상승동력이 발생한 종목에 과감히 투자하는 적극적인 성향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큰손들은 시장 전망을 거스르거나 특정 테마에 베팅하는 모험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실제로 엘앤에프 등 양극재 기업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전기차 업황이 견조하자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매수)까지 가세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세방그룹 지주사인 세방은 그룹이 3세 경영 승계에 돌입하자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세방에 각종 호재가 날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스엠 역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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