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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엔진 ICBM·화성17형 … 北, 한미 겨냥 핵전력 과시

김성훈 기자

한예경 기자

입력 : 
2023-02-09 17:40:35
수정 : 
2023-02-09 22: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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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건군절 대규모 열병식
"핵에는 핵으로" 對美 메시지
화성-17형 11기로 늘려 투입
김정은 딸 김주애 연일 등장
韓 "식량난에 동원행사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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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엔진 ICBM으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선보였다. 【연합뉴스·조선중앙뉴스통신】
북한이 제75회 건군절인 지난 8일 전략·전술 미사일을 동원한 대규모 심야 열병식을 열어 핵 전력을 과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5년 전 건군절 70주년 때와는 달리 이날 대중연설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 딸 김주애 양은 전날 건군절 기념연회에 이어 열병식 주석단에도 자리하며 존재감을 더했다. 9일 북한 매체들은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정·군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열병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열병식은 오후 8시 30분쯤 시작돼 2시간 남짓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 보도를 살펴보면 북한은 열병식을 통해 북한군의 75년 역사를 재조명하고 자신들의 핵무기 역량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열병식 후반부에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한일을 겨냥한 탄도·순항미사일을 배치했다. 북측 보도에선 김 위원장이 직접 밝힌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구호가 강조됐다. 북측 매체들은 "강위력한 전쟁 억제력, 반격능력을 과시하며 도도히 굽이쳐가는 전술핵운용부대 종대들의 진군은 무비(無比·비교할 수 없음)의 기세로 충천했다"고 전했다. 또 "열병광장에 공화국(북한) 국방력의 변혁적인 발전상과 최대의 핵공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 종대들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엔진 ICBM 추정체를 내놓은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해당 무기체계가 북한 자체 생산 차량에 실렸고 발사관 직립 장치가 식별된 점 등을 감안해 '모형' 수준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열병식에선 화성-17형 4기를 공개했으나 이번에는 11기를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이 전술핵운용부대로 지칭한 미사일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는 별칭을 가진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과 신형 초대형 방사포인 KN-25 등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애 양은 열병식에 아버지인 김 위원장과 손을 잡고 참석했다. 김양이 주석단에서도 북한군 지휘부와 함께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서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이 보도사진에 포착됐다. 그는 어머니인 리설주 여사보다 훨씬 가까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발걸음을 맞추며 다정한 모습이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날로 악화되는 북한의 식량·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전시성 대규모 동원 행사에 귀중한 장비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정부는 북한이 대화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담대한 구상을 바탕으로 억지·단념·외교의 총체적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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