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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中 버팀목 수출기업 휘청 … 4분기도 마이너스 성장 전망

손일선 기자

진영태 기자

입력 : 
2022-11-07 18:07:01
수정 : 
2022-11-08 14: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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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월 '수출 쇼크' … 29개월만에 마이너스
전망치 크게 밑돌며 -0.3%
수출·수입 모두 역성장
美긴축 엎친데 봉쇄령 덮쳐
애플, 생산차질 공식인정
"중국 폭스콘 공장 폐쇄 영향
아이폰14 출하 300만대 감축"
사진설명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29개월 만에 역성장하며 충격을 안겼다. 코로나19 통제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맞물린 결과다. 중국의 수출 역성장은 세계 경제 침체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감소한 298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3.3%)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4.3%)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 수출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등의 충격으로 4월 3.9%로 급락했다가 5월 16.9%, 6월 17.9%, 7월 18% 등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그러다 8~9월에 다시 한 자릿수로 성장률이 뚝 떨어졌고 10월에 결국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수출은 경기 둔화 속에 유일하게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성장의 3대 축으로 꼽히는 부동산, 내수, 수출 가운데 부동산과 내수 경기가 빠르게 위축된 것과 달리 수출은 그나마 견조한 모습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망 혼란으로 중국 수출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수입도 감소했다. 중국의 10월 수입은 제로 코로나로 인한 내수시장 위축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7% 감소한 213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0월 수출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제조업 경기 지표가 이미 뚜렷하게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0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9월(50.1) 대비 하락했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수출 부진의 배경에는 전반적인 수요 위축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정책 등으로 인해 중국산 원자재나 완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위안화 약세와 연말 쇼핑 시즌 등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출 기업들은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연말이 대목인 PC와 완구, 의류 등의 수출이 20%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상무부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수출 주문을 줄이고 있다"며 "해외 수요 감소가 중국 무역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외부뿐 아니라 중국 내부의 공급망 붕괴도 수출 부진에 한몫했다. 무관용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도시 봉쇄와 공장 운영 중단, 물류 차질 등으로 인해 중국 제조업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대만 폭스콘의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공장이다.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 회사인 대만 폭스콘의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공장은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인해 10월 중순부터 시설 일부분의 가동이 중단됐고 최근에는 공장 인근 지역 자체가 봉쇄되면서 물류 기능까지 마비됐다. 이로 인해 애플도 직격탄을 맞았다. 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규제가 중국 정저우에 위치한 아이폰14·14프로 주요 조립 시설에 영향을 미쳤다"며 "해당 공장은 생산능력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에서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차이나 리스크로 인한 생산 차질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애플은 이어 "아이폰14·14프로 출하량이 우리의 예상치보다 줄어들어 고객들이 새 제품을 받기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애플 측은 구체적인 출하량과 수령 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올해 스마트폰 생산목표를 9000만대에서 8700만대 이하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현재 애플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폰14 프로 스마트폰을 주문하면 다음달인 12월 초에 받을 수 있다. 새믹 채터지 JP모건 애널리스트는 "현재 아이폰을 주문하면 제품 수령까지 31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 매출이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생산 차질로 인해 애플의 4분기 실적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분기는 아이폰의 최대 성수기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서울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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