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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中, 에어버스 140대 구매 …'訪中' 독일총리에 통큰 선물

손일선 기자

입력 : 
2022-11-06 17:37:26
수정 : 
2022-11-06 19: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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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지도자 방문 명분챙겨
숄츠 "디커플링 반대" 반색
중국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방중에 맞춰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여객기 140대를 구매했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구매력을 앞세워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진하는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독일과 유럽에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민항기 구매를 주관하는 중국항공기재그룹(CASC)은 전날 웨이신 계정을 통해 170억달러(약 24조원)에 여객기 총 140대를 구입하는 계약을 에어버스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구매 계약을 한 여객기는 A320 132대와 A350 8대다.

CASC는 "항공 운송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향후 안정적이고 빠른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항공 시장 발전에 대응하고, 운송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조처"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이번 발표는 숄츠 총리의 방중과 맞물려 계획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숄츠 총리는 지난 4일 중국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경제 협력 방안,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숄츠 총리의 방중은 시진핑 집권 3기 이후 이뤄진 첫 서방지도자의 방중이었다. 특히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비판 속에서 방중이 이뤄졌다.

이에 중국이 어려운 여건에서 중국을 찾은 숄츠 총리를 위해 방중 당일 에어버스 대형 구매 계약 소식을 발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미·중 경쟁이 격화한 이후 미국 보잉과의 계약 규모를 크게 줄이고, 에어버스 여객기 구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중국의 국영 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은 지난 7월 A320 292대를 372억달러(약 52조6000억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9월에는 남방항공 계열사인 샤먼항공이 A320 네오패밀리 항공기 40대(약 6조8000억원)를 주문했다.

또한 중국은 숄츠 총리의 '디커플링 반대' 발언에 크게 고무됐다. 숄츠 총리는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독일과 유럽의 중요한 경제·무역 파트너"라면서 "독일은 무역 자유화와 경제 글로벌화를 지지하며 디커플링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디커플링에 반대한다는 숄츠 총리 발언을 전하며 "독일은 여전히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구축한 전략적 자주성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짧지만 내실 있었던 숄츠의 방문은 중국·독일 관계뿐만 아니라 중국·유럽 관계 전반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할 것으로 널리 여겨진다"며 "다른 유럽 국가들이 대중국 정책의 균형을 잡는 데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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