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세지는 北위협 ◆
북한이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지만 정상 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전날 휴전 이후 처음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ICBM까지 동원해 위협 수위를 높이려다 체면을 구긴 셈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전 7시 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과 8시 39분쯤부터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약 760㎞, 고도는 약 1920㎞, 속도는 시속 약 1만8360㎞로 탐지됐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3월에 실패했던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재차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관련 동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회의 도중 참석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통한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강조했다.

또 한미 공군은 고조되는 북한의 도발 위협을 감안해 당초 4일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을 연장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공군은 "공군작전사령부와 미 7공군사령부는 현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틀 만에 다시 담화를 발표해 "미국과 남조선(한국)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위협했다.박 부위원장의 담화가 나온 직후 북한은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밤 9시 35분부터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김성훈 기자 /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