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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경제 연착륙의 길 좁아졌다"… 침체 우려에도 물가잡기 우선

권한울 기자

입력 : 
2022-11-03 17: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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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충격 감내하겠다는 파월
고용 호조에 금리인상 강행
"지금 중요한건 고물가 억제"
◆ FOMC 후폭풍 ◆
美 4연속 자이언트스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줄었다"고 말해 전 세계 시장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착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가능하다고 믿지만 그 길은 좁아졌다(narrowed)"고 말했다. '연착륙'의 의미는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할 때처럼 급강하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경기 하강이 이뤄지게 유도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요즘 연착륙을 말할 때는 실업률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수요를 억제하고 물가를 낮춰 경기를 완만하게 둔화시키는 것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즉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과열됐던 미국 노동시장이 연준의 고강도 긴축정책이 계속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연준은 이를 감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동안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이 좁아졌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것을 보지 못했고 공급 측면의 문제가 스스로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그동안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0.75%포인트 인상하며 기준금리 상단을 4%까지 끌어올렸지만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8.2%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PI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물가 고공행진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지고 견고한 고용시장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충분히 긴축하지 않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물가 통제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사라지려면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가격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현재 미국 노동시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일자리 감소는 조금 덜할 수 있다"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노동부가 전날 공개한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9월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72만건으로 시장 전망치 985만건을 웃돌았다. 전월 1028만건보다도 44만건 더 늘어난 규모로, 연준이 주시하는 구직자 한 명당 구인건수 비율은 8월 1.7건으로 떨어졌다가 9월 1.9건으로 다시 올랐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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