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국제

파월 "갈길 멀다"… 시장선 "美금리 5.25%까지 오를 것" 공포

진영태 기자

최현재 기자

입력 : 
2022-11-03 17:46:21
수정 : 
2022-11-03 19:35:55

글자크기 설정

자이언트스텝 이어 파월 매파발언에 투자심리 냉각
"최종금리 예상치보다 높을것"
두달전보다 더 강경해져
내년 3분기까지 긴축고통 예고
"경제활동에 미치는 시차 조절"
금리 속도조절 여지 남겨 혼선
내달 빅스텝 가능성 무게
10일 美소비자물가 발표 촉각
◆ FOMC 후폭풍 ◆
사진설명
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관련 내용을 기자회견에서 설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더 높게, 더 오래 (기준 금리를) 올리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일(현지시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음에도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쏟아낸 '매파적 발언'에 더 집중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최상단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며, 그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발언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

앞서 월가 투자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1분기 미국 기준금리가 4.75~5%를 찍고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확인된 연준의 긴축 기조는 내년 2~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단 역시 5.25%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준은 이날 예상대로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어 FOMC 성명서에 "미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하는 데 통화정책의 누적된 긴축 효과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와 경제·금융 변화를 고려할 것"이라는 문구를 새로 추가했다.

이 문구는 지난 9월 22일 발표된 FOMC 성명서에는 없던 내용이다. 금리 결정에 있어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경제·금융시장의 변화를 고려한다는 말로 올해 처음으로 '속도 조절'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속도 조절 시점을 묻는 질문에 "다음 회의(12월)나 그 다음번에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12월 14일 FOMC 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시카고거래소의 페드워치는 연준 회의 직후 12월 회의에서 빅스텝 가능성을 56.8%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 44.5%보다 10%포인트 이상 오른 것이다.

사진설명
다만 내년 상반기 여러 차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금리 상단을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는 이날 "파월 의장은 더 높은 금리 정점으로 가는 길에 더 작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고 분석했다. 페드워치는 내년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25%가 될 가능성이 지난 일주일 새 19%에서 46.3%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금리 정점을 5%, JP모건은 4.75%로 예측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보다 금리를 얼마나 높게 올리고 또 이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릭 와이즈먼 보스턴MFS투자운용 이코노미스트는 "그것(금리의 정점과 기간)이 이날 FOMC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것"이라며 "다른 건 몰라도 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역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어떤 후퇴도 없으며, 너무 많이 하는 것보다 너무 적게 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세가 꺾인 뒤에야 '피벗(Pivot·입장 선회)'이 가능하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물가 상승이 결정적으로 하향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해야 하며, 월간 하락이 연속되는 것은 좋은 증거가 될 것"이라며 "그게 우리 모두가 보고 싶은 결과"라고 답변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가 올해 중반 상승률이 하락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단기 자료일 뿐으로 물가 상승이 장기화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강달러 현상이 유럽과 아시아 경제를 침체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파월 의장은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들은 더욱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곧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물가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향후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와 강도를 결정하는 데 주요 참고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9월 FOMC 회의 이후 나타난 미국의 고용, 물가 상황을 최종 금리 인상 가능성의 근거로 지목했다.

미 노동부는 4일(현지시간) 실업률과 임금상승률,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 등을 담은 10월 고용동향보고서를 발표한다. 잭 애블린 크레셋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에 "임금 수치가 중요할 것이며, 모든 것이 인플레이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10일에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블룸버그 전망치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CPI 상승률은 8.1%로 전달(8.2%)보다 소폭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영태 기자 / 최현재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