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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親中외교' 독일에 발끈한 미국

박민기 기자

입력 : 
2022-11-03 17: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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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총리 오늘 中방문에
서방 反中연대 이탈 우려
獨최대 함부르크항만 지분
中해운사 매입에도 "반대"
미국이 독일 최대 항만에 대한 중국 해운사의 지분 매입에 반대 의사를 전달해 독일의 친중 행보에 견제구를 날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이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친중 외교 노선'을 보이자 미국이 본격 제동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독일 최대 항만인 함부르크항을 중국 해운사가 지분 매입을 통해 통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독일에 전달했다. 익명의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베를린 주재 미국대사관을 통해 중국이 주식 지분을 이용한 통제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독일에 강력히 전했다"며 "이에 따라 중국 해운사의 최종 지분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은 최근 함부르크 항만에 대한 중국 국영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코스코)의 지분 참여를 허용했다. 다만 독일은 지분율을 당초 코스코가 요청한 35% 대신 25% 미만으로 낮췄다.

중국 해운사의 지분율이 제한되기는 했지만 독일이 최종적으로 코스코의 지분 참여를 허용하면서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독일 내 6개 부처가 지분 허용을 반대했지만 숄츠 총리가 결국 중국에 빗장을 풀어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 세계 패권을 두고 중국과 경쟁 중인 미국은 유럽과 함께 구축한 '대(對)중국 연합 전선'에서 독일이 이탈할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익명의 미 고위 관료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유럽 정상들과 힘을 합쳐 중국 같은 독재 국가가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4일로 예정된 숄츠 총리의 중국 방문은 독일의 전선 이탈 논란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숄츠 총리는 리커창 중국 총리의 초청으로 4~5일 방중해 시진핑 주석과 만날 계획이다. 이로써 숄츠 총리는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이후 가장 처음 만나는 서방 국가 정상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방중 일정에는 폭스바겐, 지멘스, 바스프(BASF) 등 독일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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