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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에 들어가는 젓갈·라면 오징어 분말도 따로 승인 받아라" [스페셜 리포트]

김기정 기자

입력 : 
2022-10-30 16:02:01
수정 : 
2022-10-30 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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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EU 비관세 장벽

"EU 식품수입 승인에 1년 걸려
현지생산 필요성 점차 커져가"
◆ SPECIAL REPORT : K푸드 유럽 현지 생산공장에 가보니 ◆

지난주 방문한 프랑스와 독일의 슈퍼마켓 아시안 푸드 섹션의 매대는 항상 이빨 빠진 모양으로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였다. 현지 직원이 게을러서 제때 상품을 채우지 못했을 수도 있고 유럽의 물류 대란 때문에 상품이 빠져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매대 빈자리에 놓인 상품 표시는 모두 '한국산 컵라면'인 경우가 많았다.

프랑스 슈퍼마켓에 동행한 한 현지 식품 바이어는 "수개월 전 한국산 컵라면 제품의 유럽 수출 물량에서 이물질이 검출돼 프랑스 내 유통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럽 현지 식품 업계에서는 유럽연합(EU)이 식품 안전 강화를 이유로 수입 식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산 김치가 문제가 됐다.

한국산 김치에는 젓갈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EU가 젓갈 생산업체까지 작업장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국산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은 수십 개 협력업체 공장에서 납품받아 사용한다. 이 공장 하나하나가 EU 승인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식품 업계의 반응이다.

한국산 라면은 또 다른 타깃이 됐다. 한국 라면 생산업체들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한국산 육류를 첨가하지 않고 스프를 제조했다. 한국산 육류는 수출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해산물 라면 스프에 들어가는 오징어 분말이 문제가 됐다. EU는 오징어 분말 생산업체도 EU 승인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다른 식품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새로운 식품안전 규정을 통해 외국산 식품의 수입을 막고 있다"면서 "새로운 규정에 따라 EU의 승인을 받으려면 1년 가까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지 생산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컨슈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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